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오후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1세기경영인클럽 강연에서 “최근 제기하고 있는 거시정책기조의 정상화나 출구전략은 경기회복의 가시화 정도에 맞춰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현 단계로서는 어떻게(How) 나갈(Exit)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하는 수준에 있다"며 "언제(When)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일부 유동성 조절에는 정부가 나설 것임을 밝혔다. 윤 장관은 "외환시장의 경우 수출입금융에 대한 외화유동성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공급하되, 정부와 한은이 지원한 일반 외화유동성은 8월 말까지 회수하고 은행의 자체 조달을 유도하는 등 시장안정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의 현황에 대해 윤 장관은 “부족한 민간부문의 자생적 경기회복력을 고려할 때 우리경제의 진정한 회복이 시작된 것으로 보기에는 미흡한 측면이 많다"며 "아직 마음을 놓기에는 이르며 갈 길이 멀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반기 중 우리경제는 정부의 확정적 거시정책 등에 힘입어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이어갈 것”라고 낙관했지만 “대내외 불안요인 들로 인해 경기회복 속도와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우려감도 동시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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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장관은 “하반기 재정을 통한 경기진작효과가 상반기보다 작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수출을 통한 빠른 경기회복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세계경제 개선과 내수회복이 뒷받침된다면 성장률이 4% 내외까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정책목표에 대해 그는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정책적 배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서민계층에 대한 금융, 생계, 주거지원을 강화하고, 제도개선 등을 통해 보육비와 교육비 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의 투자확대도 재차 강조했다. 윤 장관은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거의 마무리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해 보게 된다"며 "이제는 기업에서 나서 주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제위기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는 지금이 역설적으로 가장 투자하기 좋은 때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