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옵션 '안전' 보다는 '편의성'이 중요해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09.07.1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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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차는 '무선시동키', 'MP3'‥SUV엔 '선루프'가 잘 나가

직장인 최 모씨(28·여)씨는 최근 한 소형차를 사기로 했지만 옵션선택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안전과 관련 있는 '에어백'과 '무선시동키'나 'MP3 플레이어' 같은 편의성 옵션 가운데 어떤 것을 장착할 것인지 쉽게 판단이 서질 않아서다.

↑'스마트 키' 옵션↑'스마트 키' 옵션


완성차 업계의 올 상반기 판매 자료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은 차량안전과 관련된 옵션보다는 편의성이나 엔터테인먼트 옵션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내수 판매 1위를 기록한 현대차 ‘쏘나타’의 경우 '차체자세제어장치'(VDC)를 선택한 비율은 3.4%로 낮았으나 '가죽시트'나 'DMB 네비게이션' 등을 고른 경우는 평균 25%를 넘었다.

'차체자세제어장치'는 제동이나 코너링 등 불안정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차량의 미끄러짐을 방지해 자동차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시스템. 차종별로 가격은 다르지만 평균 60만 원 안팎으로 100만 원이 넘는 'DMB 네비게이션'보다 오히려 저렴한 편이다.
↑전면 및 측면 '에어백' 옵션↑전면 및 측면 '에어백' 옵션
소형차의 경우 편의사양을 택한 비율이 더 높았다. 기아차 '프라이드'는 'ABS브레이크' 선택비율이 44.7%인데 반해 'MP3플레이어'나 '알루미늄휠'을 고른 경우는 각각 97.5%와 81.5%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포르테'의 경우에도 '선루프'와 '내비게이션' 선택비율은 평균 23% 정도지만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이드에어백'을 택한 경우는 0.2% 에 불과했다.

GM대우의 경차 '마티즈'는 무선시동키를 선택한 경우가 35%를 넘었고 '라세티 프리미어'의 경우도 'MP3 CD체인저'와 '스피커 옵션'을 고른 고객이 절반을 넘었다.

경소형차의 경우 구매고객층이 주로 20~30대인만큼 MP3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갖춘 옵션에 관심이 많다는 설명이다.


국내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표면적으로는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옵션 선택 자료를 보면 안전보다는 편의성이나 차량 외향에 더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파노라마 선루프' 옵션↑'파노라마 선루프' 옵션
스포츠다목적차량(SUV)의 경우에는 '선루프' 장착률이 높았다. 현대차 '싼타페'는 65.5%, '베라크루즈' 87%, GM대우 '윈스톰'도 79%나 됐다. 출시 당시 '파노라마 선루프'를 옵션으로 선택하면 출고 대기 기간이 한 달 이상 걸려 화제가 됐던 '쏘렌토R'의 선루프도 고가의 가격(90만 원)에도 불구하고 선택비율이 37.3%나 됐다.

SUV 차량에 선루프 옵션 구매가 많은 것은 일반 승용차에 비해 차체가 높아 환기나 통풍이 좋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SUV차량의 경우에도 전복감지커튼에어백 등 안전관련 옵션 장착비율은 10%대에 불과했다.
↑'DIS통합AV시스템' 옵션↑'DIS통합AV시스템' 옵션
'에쿠스'와 '오피러스' 등 대형차종에서는 에어컨과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 각종 전자장치를 조작하고 입력할 수 있어 편의성이 뛰어난 운전자통합정보시스템(DIS)구매 비율이 높았다.



고급대형차 구매고객들은 일일이 관련 옵션들의 가격과 편의성을 따지기 보다는 대부분 가장 고급 트림을 선택하다보니 다양한 옵션을 탑재하는 경우가 많다는 후문이다.
↑'레그서포트' 옵션↑'레그서포트' 옵션
이에 따라 아예 편의장치 옵션을 묶은 결합제품들을 내놓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들어 기존 '투싼'에 후방주차보조시스템과 열선내장 아웃사이드 미러 등을 포함한 '투싼 밀리언'모델을 출시했고 '쏘나타'의 경우에도 버튼시동장치 등을 추가한 '쏘나타 스마트 블랙 팩'을 내놨다.

르노삼성도 지난 4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알루미늄 휠과 뒷좌석 열선 시트 등을 묶은 ‘SM7 프레스티지’와 파노라마 선루프 및 리어스포일러 등을 결합한 'QM5 어드벤처'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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