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엄브렐러펀드' 인기 누릴까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9.07.1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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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전환 수수료 無, 전환 횟수 무제한
-철저한 자산배분 전략 따라 증시 흐름 탈 수 있다면 적극 활용

지난 해 증시 급락으로 '반토막' 펀드가 속출했지만 지수 하락시 수익을 내는 리버스펀드는 40% 안팎의 이익을 올렸다. 올 상반기 반등장에선 90% 넘는 이익을 챙긴 국내주식형펀드도 있었다. 이 두 펀드에만 번갈아 투자했다면 적어도 일 년 반동안 166% 가량 수익을 올린 셈이다.

이런 계산에 따라 등장한 펀드가 바로 '엄브렐러펀드'다. 엄브렐러펀드는 시장 상황에 맞춰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도록 여러 스타일의 펀드로 이뤄진 '묶음 상품'이다.



우산살처럼 하나의 모 펀드 아래 주식형펀드, 채권형펀드, 리버스펀드, 머니마켓펀드(MMF) 등이 골고루 섞여 있어 증시 상승을 예상한다면 주식형펀드에, 하락시엔 리버스펀드로 전환할 수 있다. 당분간 주식 투자에서 쉬고 싶다면 MMF나 채권형펀드로 옮기면 된다. 가입시 1% 내외의 선취수수료만 지불하면 몇 번을 갈아타든 환매 및 전환수수료가 없어 언제든 마음대로 옮길 수 있다는 게 엄브렐러펀드의 최대 장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브렐러펀드는 펀드 열풍 속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우선 판매사가 적극적으로 팔지 않은 영향이 크다. 증시 흐름에 맞춰 사후 관리를 하기 어려운 데다 펀드를 갈아타도 별도의 수수료 수익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한 판매사 직원은 "증시 움직임을 꼭 짚어 예측할 수 없는 데다 펀드 손실 리스크를 안고 전환을 권유한다고 해도 수수료를 따로 받는 게 아니어서 차라리 환매 후 아예 다른 일반 펀드로 가입하도록 해 온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정확한 마켓타이밍이 어려워 쉽게 활용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증시 방향과 투자 전략이 들어맞는다면 초과수익을 낼 수 있지만 잘못 갈아탈 경우 되레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최상길 제로인 전무는 "펀드는 직접 투자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실시간 주가를 파악하고 바로 매매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매입 기준가가 하루 늦게 적용되고 전환시 판매사를 거쳐야 해 펀드는 자산 배분 전략에 따른 잦은 매매가 사실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를 감안해 최근 운용사에서는 온라인 전용 엄브렐러펀드를 출시하는 추세다. KB자산운용은 지난 6일부터 6개 인덱스펀드로 구성된 'KB올스타 엄브렐러 펀드'를 국민은행과 KB투자증권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고 한국투신운용도 올 초 수수료를 0.2%로 대폭 낮춘 '한국투자크루즈엄브렐러U5.6펀드'를 내놓았다. 외국계 한 운용사도 연말 엄브렐러펀드 출시 계획 아래 준비중이다.

전문가들은 투자 경험이 많고 자산 배분 전략에 따라 짜임새 있게 펀드 투자를 원한다면 비용 부담이 적은 엄브렐러펀드를 활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시장 추세가 바뀌어 다른 펀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엄브렐러펀드 내 모든 펀드에 가입하는 게 낫고, 한 방향으로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기존 주식이나 펀드의 위험 분산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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