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함께 나왔니? 풀터치폰 삼국지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09.07.15 09:13
글자크기

[머니위크]삼성전자 vs LG전자 vs 팬택 동시 정면승부

최보연(34) 씨는 휴대전화만큼은 욕심이 많은 직장인이다. 카메라나 DMB, MP3, PDP, 무선인터넷 등 다른 기기를 구입할 비용으로 최신 휴대전화 한대를 구입하는 것이 알뜰하다고 생각하는 휴대전화 예찬론자이기도 하다.

최씨의 휴대전화 교체 주기는 약 2년. 휴대전화 선택 기준은 기능의 다양성과 사용의 편리성이다. 물론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도 선택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다.



최근 최씨는 새로운 휴대전화 구입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넓은 화면과 다양한 기능이 복합돼 있는 풀터치스크린폰을 염두에 뒀는데 비슷한 시기에 다양한 종류의 기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왜 함께 나왔니? 풀터치폰 삼국지


가장 먼저 최씨의 눈길을 끈 것은 LG전자의 아레나폰. 이 회사는 6월11일 풀터치폰 2세대를 내세우며 시장공략에 나섰다. 실제 출시는 6월 말. 곧이어 풀터치폰의 강자 삼성전자가 최씨의 마음을 흔들었다. 6월30일 삼성전자는 3세대 풀터치스크린폰이라며 햅틱 아몰레드를 출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두개의 기기 사이에서 방황했던 최씨에게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7월7일 팬택계열이 큐브릭을 내놨기 때문이다. 어떤 휴대전화가 최씨에게 적합할지 각 제품의 특징을 살펴보자.

◆아레나, 최고급 UI 강점

LG전자 (110,100원 ▲600 +0.55%)가 하반기 풀터치스크린폰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내놓은 아레나폰의 가장 큰 특징은 LG전자가 처음으로 적용한 S클래스 UI(사용자 환경)에 있다. LG전자가 아레나폰에 적용한 UI는 '큐브 형태'의 3차원 입체 그래픽으로, 별도 학습 없이 최대한 알기 쉽도록 만들었다.


초기화면의 3D 큐브 가로 4개 면을 각각 간편메뉴(Shortcut), 위젯, Hello UI(전화번호부), 멀티미디어(음악, 동영상, 사진)로 구성해 최소 동작으로 빠르게 메뉴에 접속할 수 있다. 아래 윗면은 메뉴기능을 제외해 불필요한 복잡성을 제거했다.

또 멀티터치 기능을 지원해 사진, 웹페이지 또는 문서 등을 두 손가락으로 확대 축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휴대폰을 가로 또는 세로로 돌리면 화면이 자동 전환되는 G-센서를 장착해 동영상, 사진, 인터넷 사용시 편리성을 더했다.



안승권 LG전자 사장이 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휴대전화의 핵심은 UI"라며 "가장 쉽고, 가장 빠르고, 가장 재미있는 콘셉"이라고 장담할 정도로 공을 들인 작품이다.

LG전자는 자사의 휴대전화 인터페이스가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독일의 인터내셔널 포럼 디자인이 주관한 'iF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어워드'에서 S클래스 UI가 금상을 수상한 것이 대표적 사례. 1360여 출품작 가운데 30개의 작품만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할 만큼 경쟁력이 뛰어난 상이라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의 강점인 디자인은 아레나폰에 잘 녹아있다. 풀 알루미늄 바디에 모서리를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일부에서는 배터리 사용 시간과 다소 떨어지는 스크린 감도에 아쉬움을 표한다. 가격은 77만7000원으로 경쟁사 제품보다 다소 싸다.

◆햅틱 아몰레드, 최고화질로 승부

왜 함께 나왔니? 풀터치폰 삼국지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보는 휴대폰' 시대를 선언한 햅틱 아몰레드 앞에는 '자체발광'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풀터치스크린폰의 기능에 차세대 디스플레이 'AMOLED'를 결합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휴대전화의 보는 기능을 강조하겠다는 의미다.



햅틱 아몰레드는 초고화질 WVGA(800×480)급 AMOLED를 탑재했다. 3.5인치 액정을 장착해 크고 선명한 화면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 LG전자가 아레나폰을 2세대 풀터치스크린폰이라고 선언한 뒤 한달도 안돼 삼성전자가 3세대 폰이라며 이 기기를 들고 나온 것도 보는 것에 대한 우위성을 짐작케 한다.

삼성전자 측은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보는 기능을 얼마나 중시하는 지에 대해 그룹 관계사인 제일기획의 설문조사를 응용하고 있다.

제일기획 커뮤니케이션연구소에 따르면 10대에서 30대까지 휴대전화 이용자 450명을 대상으로 이용행태를 조사한 결과 통화기능은 20.3%인 반면, 메시지, 게임, DMB, 카메라, 인터넷 등 보는 기능에 대한 사용 비중은 60%에 달했다.



AMOLED는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180도의 넓은 시야각을 갖추고 있고 사용자의 터치에 빠른 속도로 반응한다. 또한 LCD보다 휠씬 선명하고, 자연 색감을 거의 100% 표현한다고 삼성전자는 강조한다. 소비 전력도 LCD와 비교해 최대 66%가량 줄일 수 있다며 배터리 소모에 대한 우려도 잠재운 상태다.

물론 해석은 개인에 따라 다르다. 일부에서는 AMOLED의 소비전력이 TFT-LCD에 비해 낮을 수 있지만, 화면이 흰색에 가까울수록 오히려 전력 소비가 많다며 삼성전자의 소비전력 절감에는 모순이 있다고 주장한다.

LCD업계에서 제공한 AMOLED 소비전력에 따르면 흰색 계열과 고명도 화면에는 소비전력이 높고, 붉은색보다 녹색이, 녹색보다 푸른색의 소비전력이 높게 나타났다. 가격은 경쟁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80만원대다.



◆큐브릭, 중간에서 양쪽 공략

왜 함께 나왔니? 풀터치폰 삼국지
스카이 단말기로 잘 알려진 팬택 (0원 %)계열의 큐브릭도 한주 늦게 풀터치스크린폰시장에 뛰어들었다. 일단 스카이가 내세운 강점은 DVD급 동영상을 변함없이 감상할 수 있는 기기라는 점이다. 디빅스(Divx) 플레이어를 탑재해 고화질의 동영상과 자막을 변환과정 없이 바로 감상할 수 있다.

WVGA(800×480)급 LCD와 3.2인치 액정, 160도의 시야각 등 햅틴 아몰레드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영상 기능에 많이 노력한 흔적을 보이는 제품이다.



스카이 3D UI인 '트루모션'은 접근성을 강조한 부분이다. 예컨대 큐브를 좌우로 터치하면 큐브가 돌아가는 속도가 힘의 강약에 의해 결정된다. 메뉴 화면이 빠르게 전환돼 빠르고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 스카이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디빅스 플레이어 장착이 모든 동영상 파일을 변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며 동영상 재생을 위해 적잖은 수고를 해야함을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디빅스 플레이어는 햅틱 아몰레드에서 이미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차별성 면에서 떨어진다.

제한된 통신사도 한계로 지적된다. 7월10일 현재 스카이 측은 SK텔레콤에만 단말기를 공급하고 있어 일부 이용자만이 큐브릭을 사용할 수 있다.



팬택계열 관계자는 "풀터치스크린시장에서 아레나와 아몰레드의 중간급 모델로 평가해 달라"면서 "화질과 UI에서 모두 경쟁사와 대결을 벌일 만하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큐브릭의 가격도 아레나와 아몰레드의 중간쯤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