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시밀러로 바이오 진출 본격화하나(상보)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9.07.08 14:15
글자크기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국내 3곳의 바이오벤처와 정부 지원을 받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제네릭) 개발에 나선 것을 두고 바이오업계에서는 삼성그룹 차원에서의 '바이오 진출'이 공식화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8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삼성전자 컨소시엄의 바이오시밀러 관련 연구개발(R&D) 과제가 지경부의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번 과제의 제목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개발 및 cGMP(바이오 미국 우수 의약품제조·관리기준)급 동물세포 기반 생산시설 구축'으로 삼성전자가 주관하고 프로셀제약, 이수앱지스 (6,240원 ▲10 +0.16%), 제넥신 등이 참여한다.

쉽게 말해 기존에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던 프로셀제약, 이수앱지스 등 바이오벤처의 기술을 기반으로 삼성이 이 분야의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오는 2012~2013년경 블록버스터 항체치료제의 특허만료가 본격화되면서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제네릭)인 바이오시밀러가 업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약값 부담이 늘고 있는 오리지널 고가 바이오신약 대신 이들과 효능이 비슷한 바이오시밀러가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업계는 항체치료제의 특허가 만료되는 2012~2013년 이후 연평균 약 40억 달러 이상의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 진출이 단순한 '바이오시밀러 개발' 이상의 함의가 있다고 분석한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바이오 신약개발로 향하는 일종의 디딤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는 기존에 나와 있는 오리지널 신약의 특허가 만료된 뒤 오리지널과 유사한 구조를 갖도록 만든 복제약을 말한다. 복제하려는 대상이 사람의 단백질 구조를 따라 만든 바이오신약인 만큼 오리지널 신약을 개발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전임상과 임상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미 오리지널의 구조가 알려져 있어 실패할 우려가 적고 안정성도 담보됐지만 개발 공정만큼은 신약개발에 버금가는 기술력과 설비를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셀트리온 (201,500원 0.00%) 등 많은 기업들이 신약개발의 초석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일단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해 기술력과 설비 검증 등을 거친 뒤 한층 더 까다로운 기술이 요구되고 실패확률이 높은 신약개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 경우 바이오시밀러 개발로 벌어들인 돈을 신약개발 R&D 자금에 재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삼성그룹 역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신약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삼성서울병원을 통해 셀트리온 (201,500원 0.00%)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자체 바이오의약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삼성서울병원은 셀트리온과 표적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연구를 하기로 하고 임상시험 협력과 함께 막 시장이 열리고 있는 바이오복합제 개발을 시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처음부터 바이오신약을 개발하기엔 위험부담이 큰 만큼 바이오시밀러로 한 단계를 거쳐서 가겠다는 의미"라며 "바이오의약품이 앞으로 삼성을 먹여 살릴 신수종 사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