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전체보다는 부분에 주목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7.0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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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8100선 위협..'韓 견고성' 급락가능성 제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회복 자문위원회 위원인 로라 타이슨 UC버클리 교수는 싱가포르 경제 강연에서 "지금의 경기부양책은 효력을 발휘하기엔 너무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며 "보다 확실한 효과를 줄 수 있는 2번째 경기부양책이 오는 3~4분기에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5일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이 정부가 경기침체의 심각성을 잘못 판단했다고 발언해 추가 부양책 논의를 촉발시켰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가 경기진단을 잘못 판단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는 등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갈등이 양상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논의가 미국에서 논란이 일면서 글로벌 증시에 또다시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쏟아부은 돈은 7870억달러 정도. 1억달러가 최근 환율로 계산해 1270억원 가량으로 환산된다고 치면 1000조 가량의 거액이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쓰인 셈이다.

하지만 미국의 실업률이 침제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각종 지표도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내지 않는 점은 1차 부양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추가 경기부양책은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우려에 시달리는 미국 경제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운운되는 마당에 추가 경기부양책이 실시된다면 미국 달러화의 약세 논란과 2차 경기부양책마저 효과가 없게 되면 글로벌 경제의 앞날은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돈의 힘으로 가까스로 연명해 가는 글로벌 경제가 '돈을 헬리콥터로 퍼부어도 소용없다'는 좌절감에 휩싸인다면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추가 경기부양책 논란 영향을 받아 1.9% 하락하며 10주째 최조치를 기록했다. 8100선도 위협받고 있다.


국내시장도 이같은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최근 추가 경기부양책 논의와 달리 한국경제의 견고성을 믿는 듯 미국증시와 다른 흐름으로 움직이는 부분은 코스피지수의 급락 가능성을 제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2분기 실적이 전기전자와 자동차 등 업종에서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여겨지고 있어 국내증시는 추가 경기부양 논의와 같은 글로벌 정책에 휘둘리기 보다는 종목과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수의 흐름보다는 개별적 각개전투에 유념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시점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8,610원 ▼260 -2.93%) 투자전략팀장은 "실적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주식시장의 차별화는 더욱 심해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기관의 경우 주식형펀드로 자금유입이 제한된 가운데 지수선물을 포함한 주식형펀드 내 주식편입비중이 지난해 이후 평균을 웃돌고 있어 한정된 자금을 한정된 업종과 종목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파악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매수가 전기전자에 집중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미국증시 동향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할 것임을 강조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실적 개선이 국지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제환경의 불안정성으로 전체보다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같은 측면에서 볼 때 실적 전망치의 개선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장비, 소매/유통, 화학, 은행, 증권업종에 단기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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