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최대 무기는 창의력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2009.06.26 12:10
글자크기

[2030 성공습관] 창의력은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

주식투자하는 개미들이 왜 성공보다 실패를 많이 할까? 결론은 널리 퍼진 정보로 모두가 아는 방법으로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는 일종의 게임이다. 누군가가 잃은 돈이 곧 내가 얻을 돈이 된다. 모두가 다 이길 수는 없다. 어차피 누군가는 잃어줘야 한다.

그렇다면 싸워서 이기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개미는 정보나 타이밍, 자본력 등에서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를 이기지 못한다. 우리에겐 창의력이 무기다. 성공하고 싶다면 창의력은 필수다. 창의력은 업무에서도 필요하지만 재테크에서도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창의력은 같은 것을 보면서도 다른 숨겨진 해석을 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창의력 좋은 줄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 창의력을 우리의 일상과 별개로 두는 경우가 많다. 창의력은 승진도 시켜주고, 취업도 시켜주고, 심지어 돈도 벌게 해준다. 못 믿겠다고? 창의력과 투자에 대한 얘기를 하나 소개한다.

필자는 디자인경영전략을 다룬 '디자인파워'(김영사, 2009)라는 책에서 CI 리뉴얼과 주가의 상관관계를 주장했다. CI를 리뉴얼하는 기업의 주식을 리뉴얼 런칭 시점에 사서 한 달만 두면 최소 10% 이익은 생긴다고 했다. 아마 누구도 CI 리뉴얼과 주가를 연관시켜 주식투자를 한 적은 없었다.



한화, 기업은행, 웅진코웨이, 삼양 등의 기업의 실제 사례를 분석한 결과 CI 리뉴얼의 발표시점 대비 한 달 후의 수익률이 모두 1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왔다. 20%에 가까운 기업도 있었다. 한 달에 10% 수익률이라면 아주 매력적인 것 아닌가? 디자인경영 전략서에서 주식투자의 놀라운 비법이 숨겨져 있는 셈인데, 이것은 창의적으로 문제를 접근해서 얻은 결과다.

그렇다면 CI리뉴얼 하면 왜 주가가 오르는 걸까? CI 리뉴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이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확장하거나 변신을 시도할 때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또 기업의 CI가 구시대적 이미지를 풍기거나, 혹은 기업의 CI가 시대적, 정치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오히려 기업의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때에도 CI리뉴얼을 진행한다.

여기에 또 다른 필요충분조건 중 하나가 기업의 잉여금이 발생하여 CI 리뉴얼과 교체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길 때라는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된다. CI 리뉴얼의 비용은 크게 CI 디자인 비용과 CI 교체 비용으로 나눠진다. CI 디자인 비용은 국내 대기업의 경우 통상 수억에서 10억 원 이상 규모이고, CI 교체비용은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기업들이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은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당연히 투자 가치가 있는 일에 돈을 쓴다.

CI 리뉴얼을 단행하는 기업은 경제적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것이 주가의 견인이든, 브랜드 가치를 올리거나 투자 유치를 위한 것이든, 기업이 사업방향과 비전을 강고히 하기 위한 정치적 효과이든 기업에선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한 타당한 이유 없이 CI를 리뉴얼을 진행하지는 않는다.

CI를 바꿨는데도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면 그 회사의 투자 전망은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CI 교체는 기업 홍보와 주가 견인의 호기인데도 주가가 시장 평균지수 대비 상승되지 않는다면 문제이다. 이는 기업의 새로운 사업방향과 신사업, 규모 확장 등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부정적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CI에 대한 평가에서 디자인적인 심미성만을 따져서는 안 된다. 아이덴티티만 따져서도 안 된다. 디자인은 결국 산업적 도구이자 경영의 수단이면서 동시에 전략이다. 기업에서 CI 디자인을 바꿨다는 것에 대해서는 기업의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 따져봐야만 제대로 된 평가가 될 수 있다.

CI를 바꾸면 주가가 오른다는 것은 경영의 관점에서는 아주 타당한 명제다. CI 리뉴얼하는 기업은 모두가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CI 리뉴얼이라는 원인이 주가 상승이라는 결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CI를 바꾼다고 주가가 오르진 않지만, CI를 바꿀 때 주가를 올리는 것은 필요하다.

물론 CI 바꾸기 전에 주가를 일부러 떨어뜨릴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자사 매입의 기회로 만드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런 기업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투자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기업의 주가는 이후 CI 리뉴얼 직후부터 주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

CI와 주가의 상관성을 찾아내어 연결시키려는 노력과 관점이 바로 디자인에서 경제적 코드로 해석하여 경제적 기회를 찾는 시도에 속한다. 모든 것을 경제적 관점에서 해석할 때 비로소 경제는 좀더 전략적이고 목적적이 된다.

이처럼 새로운 해석의 접근은 새로운 투자방법이 되며, 주식투자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것이 모두 창의력이 주는 선물이다. 디자인에서 경제를 해석하는 창의력, CI 에서 주가를 해석해내는 창의력, 이처럼 창의력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 그 기회를 갖고 싶다면, 지금당장 당신의 창의력을 높일 궁리부터 하자!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