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컨트롤 '휴대폰에 맡겨봐!'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9.06.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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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Life~]KT·SKT, 휴대폰 차량제어 경쟁 '점화'

↑휴대폰을 통해 자동차를 진단,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휴대폰을 통해 자동차를 진단,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모처럼 가족 나들이에 나서는 A씨. 집을 나서기 전 A씨는 휴대폰으로 꺼내 미리 자동차의 연료, 엔진, 브레이크 등 상태를 점검하고, 터치화면을 클릭해 자동차 시동을 건다. 자동차는 그 즉시 날씨, 도로 정보를 다운로드해 내부온도 및 시트를 자동조절하고, A씨 가족에게 가장 편안한 공간으로 최적화 세팅을 시작한다. A씨가 탑승하자 자동차는 운전패턴 분석을 통해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에코 드라이빙'모드로 전환된다.

80년대초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전격제트작전’. 주인공과 대화를 나누며 주인공이 위험에 처할 때면 어김없이 달려오는 ‘키트’는 그 시절 미래의 오너드라이버를 꿈꾸던 소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당시 만해도 키트가 보여준 첨단 기능들은 상상속에서나 가능했기 때문.



그러나 첨단 자동차 기술과 이동통신 기술이 융합하면서 키트는 더 이상 상상속의 자동차에 머물지 않고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KT, 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서비스 업체들은 자동차메이커들과 손잡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이동통신기술력을 바탕으로 언제 어디서든 휴대폰으로 자동차를 원격제어하는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꿈의 자동차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꿈의 자동차'가 현실로



↑모바일 텔레매틱스 개념도↑모바일 텔레매틱스 개념도
이동통신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다른 사업과의 융합현상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분야중 하나가 바로 텔레매틱스.

그러나 최근의 텔레매틱스 기술은 이전과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진화했다. 기존의 텔레매틱스기술이 단순히 자동차와 이동통신망을 결합해 길안내 또는 위치정보와 같은 데이터통신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반면, 최근 텔레매틱스 기술은 길안내나 위치정보는 물론 휴대폰으로 자동차를 원격 진단제어할 뿐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 연동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텔레매틱스시장은 내년 154억달러, 오는 2020년 704억 달러 규모를 기록하는 등 앞으로 급팽창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전세계 자동차와 이동통신 업체들의 관련기술 및 서비스 개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KT는 최근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통한 자동차 감시제어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KT는 최근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통한 자동차 감시제어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KT-현대차, 자동차 'SHOW' 시동

국내에선 통신시장의 영원한 라이벌인 KT와 SK텔레콤이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과 각각 공조체계를 구축하고, 꿈의 자동차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17일 KT와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통한 자동차 원격 진단제어 서비스인 ‘쇼 현대차 모바일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이는 KT와 현대차, 텔레매틱스전문기업인 컨피테크가 수년간의 개발과정을 통해 내놓은 결실.

이 서비스는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휴대폰과 자동차진단장치인 '모칩'을 이용해 구현된다. 모칩은 휴대폰과 자동차간 블루투스 통신을 지원하고, 자동차 정보 및 진단제어 정보를 해석해 휴대폰으로 전송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쇼 다운로드팩에 접속해 휴대폰에 관련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고, 7만원 상당의 모칩을 자동차 운전석 아래쪽 단자에 장착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자동차 키가 없어도 원격으로 휴대폰을 통해 문과 트렁크를 열고 닫을 수 있고, 사이드 미러도 접었다 폈다할 수 있다. 주행중 자동잠금 설정이나 경고음 작동 설정 등도 가능하다. 또한 엔진, 변속기, 냉각수, 엔진오일, 발전기 등에 대한 진단을 통해 차량 이상 여부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에코 드라이빙 기능도 포함돼 있으며, 운전자 주행습관 분석을 통한 경제운전 점수 및 안정운전 점수와, 급가속, 평균속도 등의 다양한 통계 자료도 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블루투스 기능을 내장한 휴대폰인 삼성전자 SPH-W5200과 SPH-W5700에 우선 적용됐다. 연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휴대폰은 5종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자동차의 경우 현재 판매중인 에쿠스, 제네시스, 쏘나타 등 현재 판매중인 현대차 주요 차종에서 지원되며, 하반기부터 출시되는 신차와 기아차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이 서비스 가입자는 실시간 교통정보, 주유소 유가정보, 현대차 멤버십, 차계부, 뉴스, 날씨 등 운전자에게 유용한 콘텐츠 패키지를 데이터 통화료와 정보이용료 없이 월정액 3500원으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르면 내년부터 휴대폰을 이용해 자동차를 제어하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이르면 내년부터 휴대폰을 이용해 자동차를 제어하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SK텔, 다양한 무선망 통한 MIV 상용화 막바지



SK텔레콤은 지난 4월 중국 상하이모터쇼에서 휴대폰을 이용해 자동차를 원격제어하는 ‘모바일 텔레매틱스서비스'(MIV)를 선보인 이후 현재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MIV 서비스는 크게 차량진단제어서비스, 안전보안서비스, 길안내서비스,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로 구성된다. 우선 휴대폰으로 엔진, 브레이크 등 구동장치의 이상유무와 유류정보를 확인하고 도어, 트렁크, 전조후미등 등 각종 부속을 감시제어할 수 있고, 차량 감시 및 도난추적을 할 수 있는 안정보안 서비스도 가능하다.

또한 다양한 무선 네트워크(WCDMA, WLAN, 블루투스)를 통해 휴대폰과 자동차간 콘텐츠 연동이 가능하며, 휴대폰에 저장된 음악, 동영상을 차량에 별도로 다운로드할 필요없이 자동차AV를 통해 재생할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이르면 내년부터 완성차에 탑재할 수 있는 양산형 MIV를 상용화하고, 시장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SK텔레콤은 르노삼성과 텔레매틱스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과 자동차가 융합된 모바일 텔레매틱스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세계 이동통신업체들과 자동차 회사들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며 "관련기술도 가속화되면서 꿈의 자동차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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