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펀드' 투자, "이색적으로 접근하라"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2009.06.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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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펀드투자

펀드 투자자 K씨는 요즘 속속 출시되고 있는 '이색 펀드'들에 자꾸 눈길이 쏠린다.

'술펀드' '와인펀드'에 이어 '교포펀드'까지 투자 대상과 주체뿐 아니라 명칭도 독특하다.

하지만 이런 펀드들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어 막상 투자하려니 머뭇거리게 된다. 수익은 많이 올릴 수 있을까?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궁금증이 크다.



펀드 전문가들은 특별자산에 투자하는 이색 펀드에 대해서는 투자자들도 이색적인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고 당부한다.
'이색 펀드' 투자, "이색적으로 접근하라"


◆최근 등장한 이색 펀드

이색 펀드는 과거에도 있었다. 펀드 투자가 유행했던 2007년과 2008년 상반기에는 물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워터펀드', 명품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를 비롯해 와인에 투자하는 '와인펀드' 등이 등장, 펀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후 한동안 뜸하던 이색펀드가 올 들어 다시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하이자산운용이 내 놓은 '하이 글로벌 바커스 증권투자신탁1호(주식)'펀드.

맥주, 와인 등 전 세계 양조업과 위스키 등 증류업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하이투자증권, NH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이 펀드는 주류업체들이 경기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고 영업이익률과 배당성향이 높다는 점을 노린다. 운용사 측은 소비성향이 서로 다른 국가에 투자할 경우 분산투자 효과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교포펀드도 최근 등장한 이색 펀드 중 하나다. 재외동포 전용펀드인 교포펀드는 펀드별 투자액 1억원까지는 비과세하고 1억원 초과분은 5%의 저율로 분리 과세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환차익 목적의 단기투자를 배제하고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가입일로부터 1년 안에 환매할 경우 세제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교포펀드는 가입자 전원이 재외국민 또는 외국국적 동포여야 하며 국내 자산에만 투자할 수 있다.

메자닌(Mezzanine)펀드 역시 화제가 되고 있는 투자 상품. 주로 투자대상 기업의 교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후순위채권 등 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에 투자하는 펀드로, 일정수준의 이자확보가 가능하고 향후 주가가 오를 경우 주식으로 전환할 권리를 갖게 된다.

최근 출시된 메자닌펀드로는 아이투자신탁운용에서 운용을 맡고, 굿모닝신한증권이 단독 판매하는 '아이 메자닌 채권혼합형펀드'가 있다.



◆이색 펀드 성과는?

이색 펀드들이 증권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 출시되고 있지만, 운용 성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주식펀드 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007년과 2008년 출시된 이색 펀드들은 적게는 -10%, 크게는 -40%대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 와인펀드로 2008년 5월 설정된 '도이치 DWS와인그로스 실물'의 설정 후 수익률은 6월12일 현재 -3.28%로 조사됐다. 2007년 6월 설정된 '유리글로벌WINE신의물방울증권투자신탁(주식)'은 설정 후 수익률이 -20%대.

워터펀드와 럭셔리펀드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긴 마찬가지. 2007년 5월 설정된 워터펀드 '한국투자워터증권투자신탁1(주식)'은 6월12일 현재 -45~46%의 설정 후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삼성글로벌Warter증권자투자신탁1(주식)' 역시 설정 후 수익률이 -40%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

이밖에 '산은S&P글로벌워터증권자투자신탁(주식)'과 '한화글로벌북청물장수증권투자신탁1(주식)'도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러 있다.



럭셔리펀드인 '한국투자럭셔리증권투자신탁1(주식)', '우리Global Luxury증권투자신탁 1(주식)', '기은SG럭셔리라이프스타일자(주식)' 등도 모두 설정 후 수익률이 -30~-40%대다.

◆분산효과 노려라

기존 이색 펀드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는 만큼 새해 신종 이색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주저하게 된다.



펀드 전문가들은 이색 펀드는 작은 범위의 섹터에 투자하는 상품이므로 주력 펀드가 아닌 분산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와인펀드, 술펀드 등 이색 펀드들은 전체 업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일부에 속하는 섹터펀드이므로 주력 펀드로 투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워터펀드와 럭셔리펀드가 나왔을 때에도 경기에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결국 예상이 빗나갔다"며 "이색 펀드는 다른 주식형펀드와 함께 가져가면서 분산효과를 높이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펀드 포트폴리오의 5%, 최대 10% 이내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

운용보고서와 실제 운용사, 그리고 운용을 맡은 전문가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는 것도 기본이다.

안정균 Sk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특별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수료는 특별 자산에 대한 감정수수료가 포함되기 때문에 일반 펀드보다 2%포인트가량 더 높을 수 있다"며 말했다. 이색 펀드가 추가적인 수수료를 상쇄하기 위해선 일반 펀드보다 2%포인트 이상의 수익률을 더 올려야 하는 셈이다.



그는 "수익률 2%가 결코 만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모든 펀드가 마찬가지겠지만 특별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해선 선지식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글로벌 주식시장에 연동되는 펀드들과 상관관계가 상당히 낮다는 점은 이색 펀드의 장점"이라며 "고수익을 노리기 위한 투자로는 적합치 않아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는 투자 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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