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PR과 외국인 움직임 주목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6.1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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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차익거래 집중하는 외인동향 고려한 매매필요

프로그램 매도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6월 쿼드러플위칭데이(만기일) 이후 매수차익잔액의 바닥권 진입으로 매수세로 태도가 바뀔 것으로 기대됐던 프로그램 매매는 만기일 이후에도 증권가의 관측을 깨고 후폭풍을 일으키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도세의 지속은 외국인들의 지수선물시장에서 매도우위도 요인으로 지적되지만, 차익거래보다는 비차익거래의 태도전환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지수선물과 현물을 기계적으로 사고 파는 차익거래는 매도세가 두드러지게 줄어드는 기미가 역력하지만, 15개 종목 이상을 바구니에 담아 사고파는 비차익거래는 안정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 향후 증시의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7.98포인트(0.57%) 내린 1391.17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1585억원과 1916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이 3452억원을 순매수하며 선방했다.



코스피지수는 선방으로 마무리됐지만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이며 1400선 회복에 실패했다.

특히 프로그램 매매는 이날 2197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이며 지수의 반등을 억눌렀다. 눈여겨볼 대목은 프로그램 매매 가운데 비차익거래가 위력을 떨친 점이다.

차익거래는 지난 15일 4570억원 순매도 이후 전날 1555억원에 이어 이날 938억원의 매도우위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시장베이시스가 -0.8에 이를 만큼 조건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비차익거래는 15일 738억원 순매도에서 전날 172억원의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이날에는 1259억원의 매도우위로 마감됐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14,200원 ▲120 +0.85%) 연구원은 "오전에 매수우위를 유지했던 비차익거래가 1200억원이 넘는 순매도로 태도를 바꾼 대목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스템적인 매매를 하는 차익거래가 줄어드는 반면 대량의 종목을 바구니에 담아 매매하는 비차익거래의 흐름이 장중 매도우위로 전환됐다는 점은 시장의 심리가 불안전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특히 이날 비차익거래를 주도한 주체는 외국인으로 추정되고 있어 최근 글로벌증시의 환경 변화에 외국인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최 연구원은 "금리인상설과 경기회복 기대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미국증시가 안정감을 보이지 못하고 변동성지수도 상승하는 국면에서 외국인도 국내증시를 중립적인 자세로 관점을 바꾸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공포 지수로 불리우는 VIX지수는 8월까지 50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VIX지수는 지난해 10월 24일 장중 89.53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지난 5월 글로벌증시의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8개월만에 30미만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경기회복에 실망이 부각되며 8월까지 상승추세로 반전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매의 매도세는 6월 마지막 주 쯤 잦아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6월 마지막 주를 기점으로 시작될 2분기 실적 프리뷰에서 기업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찾게 되면 움츠러든 매수세가 확산되며 프로그램 매매에 대한 우려를 떨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8,610원 ▼260 -2.93%) 연구원도 비차익거래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는 시기에 증시가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6월 들어 변변한 호재가 없는 마당에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글로벌증시를 짓누르고 있어 당분간 갑갑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심 연구원은 "외국인이 비차익거래를 통해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주식비중 줄이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며 "외국인의 비차익거래 매매가 확대되고 지수선물시장에서 매도세도 꺾이지 않으면 국내증시의 하락폭도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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