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위' 비판 봇물, 한발 빼는 지도부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9.06.1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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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화합형 대표 추대론 말한 적 없다"

한나라당 중진의원들이 쇄신특위에 대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쏟아냈다.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친박(친 박근혜)계 중진의원들은 "쇄신특위가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들은 박 전 대표를 겨냥한 '화합형 대표 추대론'을 두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친박계 박종근 의원은 "쇄신특위의 성격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쇄신특위 안이 최종 확정된 후 의원총회에 보고하고 최종 당의 방침을 정해야지 언론플레이나 하라고 쇄신특위를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중진인 이경재 의원은 "쇄신특위는 지도부가 사퇴하지 않으면 활동을 종결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법과 원칙을 회복해야 하는 정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좌파나 민주당과 같은 행동을 하면서 어떻게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겠냐"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화합형 대표 추대론'을 거론하며 "화합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마음을 털어놓는 화합의 정신이 있고 난 다음에 있는 것이지 억지로 협박해서 얼기설기 만든다고 화합이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6선의 친박계 홍사덕 의원도 "변화와 쇄신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가장 교묘한 쇄신반대 운동은 10∼20가지 과제를 내놓고 한꺼번에 똑같이 밀고나가자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대통령과 당 대표, 원내대표, 청와대 참모, 검찰 중에서 책임 크기의 순위를 매기면 당 대표는 아무리 봐도 맨 끝, 가혹하게 봐도 끝에서 두번 째다. 변화와 쇄신은 순위대로 제기돼야 한다"며 현 지도부 퇴진에 반대했다.

쇄신특위에 대한 비판론이 일자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보자"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국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이윤성 의원은 "현재 밖으로는 핵문제가 있고 안으로도 어려운 시기인 내우외환에 처해있다"며 "쇄신특위와 박 대표가 서로 시간을 갖자고 합의 한 만큼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박 대표가 6월 말에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본인의 거취가 아니라 쇄신안의 보고를 받고 그것을 받을지 안 받을지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대표는 '화합형 대표 추대론'과 관련, "화합형 대표 추대론을 공식적으로 얘기한 적이 없고 6월말까지 어떻게 한다는 얘기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8일 당내 소장파들이 당 쇄신을 위해 지도부 사퇴와 조기전당대회를 요구한데 대해 박 대표가 '조건부 사퇴론'을 시사한 것과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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