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쇄신혼란'에 지도부 균열까지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김지민 기자 2009.06.0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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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최고위원회의..지도부 내 갈등 재연

-"정면충돌만은 피해야" 당내 목소리 커져
-막판 갈등봉합하려는 움직임도 진행 중

균열을 재차 확인한 자리였다. 서로 다른 주장이 맞서며 평행선을 그었다. 똑같이 '화합'을 얘기했지만 추진방향과 내용은 달랐다 .

이런 가운데 당내 소장·쇄신세력은 지도부 사퇴, 조기전당대회 개최 등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정풍운동을 비롯 다양한 집단 실력행사를 예고하고 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개최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 불가', '조기 전당대회 개최 불가' 등 기존 입장을 되뇌었고, 공성진 최고위원은 쇄신특위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해외에서 돌아온 정몽준 최고위원은 쇄신속도론, 전당대회 개최 등을 언급했다.

박 대표는 "쇄신을 얘기하면서 분열의 전당대회, 반쪽짜리 전당대회를 개최할 수는 없다"며 "대화합을 위해 대표직을 걸고 대화합의 험난한 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 긴 세월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절대 자리에 연연하려는 얄팍한 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분열의 전당대회를 우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선 화합, 후 전당대회'를 천명함으로써 사실상 조기전대에 반대했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공성진 최고의원은 "쇄신특위의 공식 및 중간보고가 최고위원회의에 전혀 보고되지 않고 있다"며 "언론을 매개로 당내 문제가 국민들에게 불안하게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 최고위원은 또 "쇄신특위에 출범시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한 만큼 연찬회, 여론조사에 나타난 당원의견과 쇄신특위의 생각을 담아서 단일안으로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하면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조기 전대를 통해 '1년 밖에 남지 않은' 이명박 정권과 운명과 책임을 같이 할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며 "강력한 책임의식을 갖춘 사람이 참가해 꿈과 희망과 축제 속에 전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임기는 앞으로 4년 남았지만 내년 지방자치단체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이명박 정권의 운명은 1년 안에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지도부는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며 "쇄신책, 전당대회 개최 등을 최고위원회의에서 활발하고 진지하고 치열하게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에 맞다 틀리다를 생각하는 잘못"이라며 "반쪽짜리 전대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한나라당이 새롭게 바뀌기를 바라는 국민과 당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현재 문제는) 특정 개인이나 지도부가 잘했다 못했다를 뛰어넘는 상황"이라며 "내부 문제를 하루빨리 수습해 국정에 몰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 일각에서는 박 대표를 비롯 지도부에서 당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쇄신세력과 전격 합의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원희룡 쇄신특위 위원장을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쇄신특위는 소속 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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