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재테크 "성형외과가 가장 공격적"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2009.06.12 10:55
글자크기

[머니위크]인터뷰/ 박기성 골드와이즈닥터스 대표

편집자주 재테크 스타일 전공따라 달라요.. 성형외과는 공격적, 치과는 적극적, 내과는 보수적

“돈 있는 의사들의 투자성향은 전공과목별로 비슷한 성향을 보입니다. 성형외과 의사들은 공격적 성향이 강합니다. 치과 의사들도 공격적이지만 성형외과 의사보다는 덜한 편입니다. 반면 내과, 이비인후과, 소아과 의사들은 보수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의사들의 재테크 "성형외과가 가장 공격적"


10여년간 의사만을 상대로 자산관리 컨설팅을 하고 있는 박기성 골드와이즈닥터스 대표는 의사들의 투자성향이 전공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다.



연령에 따라 혹은 개인적인 성향에 다를 수는 있겠지만, 설마 전공에 따라서도 다를까?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전공과목에 따라 수입이 들어오는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성형외과는 방학 때, 연휴 때 수입이 일시에 많이 발생합니다. 이에 따라 큰 규모로 한 번에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공격적인 투자성향이 나타납니다. 반면 내과나 이비인후과, 소아과 등은 꾸준하게 매달 거의 일정한 수입이 발생하니 ‘한방’보다는 보수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치과는 과목 특성이 어느 정도 환자를 두면서 종종 많은 수입이 발생하기도 하기 때문에 중간적인 투자성향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박 대표가 의사만을 상대로 자산관리컨설팅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 그는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 의료경영학을 공부하면서 많은 의사들을 만났다. 박 대표가 만난 의사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없고, 재테크와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했다.

그래서 그는 전문의를 상대로 한 PB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닥터프라이빗뱅크’라는 간판을 걸고 일을 시작했다.


의사를 대상으로 자산관리컨설팅을 하다 보니 의사가 병원을 개원하고, 경영하는데 있어서도 자문이 필요하다고 판단, 개원입지컨설팅, 경영컨설팅 등을 함께 시작하면서 지난 2003년 지금의 골드와이즈닥터스로 발전시켜 나가게 됐다. 현재는 이들 서비스와 함께 한국닥터리더십센터, 부동산컨설팅 등 총 5개 분야에서 의료경영전문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의사들은 환자를 치료하고 면담하는데 열중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재테크 측면에서 상당히 취약하다. 이 때문에 개념 없이 끌려다니는 투자를 하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가장 실패를 많이 하는 투자 중 하나가 부동산. 직접 부동산을 확인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기성 기획부동산에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상가에 대한 투자도 많은데, 입지가 좋은 곳을 선택하는 눈이 부족해 실패 사례가 많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돈을 가장 많이 잃는 케이스는 역시 주식투자. 박 대표는 “주식은 주가를 지속적으로 살펴야 하지만 의사들은 그럴 시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로 인해 외부전문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무리한 신용거래로 깡통을 차는 의사도 많다”고 전했다.

◆잃지 않는 투자가 제1 원칙



박 대표는 이러한 의사들의 업무 특성을 감안해 부부동반으로 자산관리컨설팅을 한다. 부인 몰래 하겠다는 의사의 자산관리는 거부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

박 대표는 “의사는 임상과 경영에 주력해야 하기 때문에 자산관리를 대부분 부인에게 맡기고 있고, 그럴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부인과 공동 면담이 없다면 제대로 된 자산관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접 돈을 맡아 관리하지 않는 이상 컨설팅과 다르게 독자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의사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일단 저질러 놓고 투자가 잘된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 연락이 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것을 막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냥 ‘탈선하고 싶은 사춘기의 심리’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자산관리컨설팅을 맡을 때 부부 상담을 같이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러한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박 대표가 강조하는 자산관리는 ‘잃지 않는 투자’다. 의사들은 수입이 일반인보다 많기 때문에 노후 걱정도 상대적으로 적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저질러 보는 투자가 많다. 따라서 상담에 들어가기 전 1시간30분 동안 의사들의 투자 실패사례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처음 상담을 시작할 때 목표 수익률을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100% 이상을 요구하지요. 하지만 실패사례 교육을 받고 상담을 끝내고 나면 정기예금 이자의 2배 정도 수준으로 낮추게 됩니다."

박 대표는 "의사들은 꽤 많은 수입이 있기 때문에 잃지 않는 투자의 중요성을 잘 모른다"면서 "잃지 않는 투자는 의사 등 전문직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투자의 제1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의사들이 깨어나면 더 좋은 세상 될 것"



박 대표는 골드와이즈닥터스의 미션을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행복한, 봉사하는 의사 만들기’라고 말하다.

현재 하고 있는 서비스 분야는 ‘경제적 자유’와 ‘행복한 의사' 만들기를 위한 길이라면 남은 과제는 ‘봉사하는 의사' 만들기라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봉사하는 의사 만들기를 위해 일단 첫발은 내디딘 상태. 장애인 치과 봉사재단이 스마일재단과 함께 봉사를 시작했으며, 몽골에서 언청이 수술 봉사를 하고 있는 추양국제의료봉사재단의 자문을 맡고 있다. 앞으로 봉사하는 의사들을 위한 사업을 넓혀가겠다는 것이 박 대표의 각오다.



박 대표는 “의사들이 깨어나면 세상은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