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서거 사건을 수사해온 경남지방경찰청 이노구 수사과장은 27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노 전 대통령과 동행한 이 경호관이 오전 6시 14분 정토원에 심부름 갔다가 6시 17분 돌아온 후 노 전 대통령을 발견한 오전 6시 45분까지 31분간 경호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오전 6시 14∼17분 사이에 투신했다고 보면 약 30분간 부엉이바위 아래에 방치돼 있었던 셈이다.
6시 17분… “VIP 안보인다” 사저 동료 경호관에 연락
6시 45분… 주변 수색통해 부엉이바위 아래 시신 발견
경호관, 정토원장에 “온적 없다고 해달라”… 자책에 거짓말한 듯
23일 오전 6시 10분 부엉이바위에 도착한 노 전 대통령은 4분 동안 대화를 나눈 뒤 이 경호관에게 정토원에 가서 선 법사(선 원장)가 있는지 알아보고 오도록 지시했다. 경호관은 정토원에 갔다가 오전 6시 17분께 돌아와 보니 노 전 대통령이 보이지 않아 경호동에 있던 신모 경호관에게 연락했고 주변 수색을 통해 오전 6시 45분경 부엉이바위 아래에 쓰러져 있던 노 전 대통령을 발견했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은 투신 후 최소 28분 이상 방치돼 있었으며 경호관이 정토원에 다녀온 시간까지 합치면 31분가량 ‘경호 공백’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경호관은 당초 경찰에서 “23일 오전 6시 20분경 노 전 대통령과 부엉이바위에 올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휴식을 하다 6시 45분경 주변을 지나는 등산객에게 시선을 돌린 사이 갑자기 투신했다”고 진술했었다.
이 경호관은 선진규 정토원장에게 사고 당일 만난 사실을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선 원장은 27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사고 다음 날인 24일 오전 (이 경호관이) 전화를 걸어와 ‘(경찰에서) 저와 (23일 새벽) 만난 건 얘기하지 않았으니, 그렇게 알고 계시라’고 말해 ‘알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선 원장은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깊이 생각을 못했지만 대통령 투신이 큰 문제라는 생각에 경찰에서 사실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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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 경호관은 요인을 충분히 지키지 못한 충격과 자책감, 불안 등으로 심리적 압박을 느껴 허위 진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내달 초 이 경호관에 대해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처리 할 경우 형법상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