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 상승을 위한 1보 조정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2009.05.2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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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W자형 한국경제 회복에 3분기까지 상승"

2보 상승을 위한 1보 조정


숨가쁘게 달려온 증시가 1,400pt 돌파 이후 잠시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1분기 실적 시즌의 종료, 미국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한국의 45개 대기업 재무구조조정 약정 발표 등 대형재료가 모두 노출되고 밸류에이션 부담감이 재차 거론되면서 조정론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갑작스럽게 발생한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 충격 역시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주면서 조정심리를 강화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조정은 추가 하락을 위한 조정이라기보다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정도의 건설적 조정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 정치적 사건의 증시 영향은 일시적이고 제한적 영향에 머물렀었고, 전체적인 경제지표 역시 당분간 개선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3월부터 시작되어 5월 현재까지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는 한국증시의 상승 랠리는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고, 더불어 하반기 증시는 어떠한 모습으로 진행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3분기 까지는 현재의 상승랠리 흐름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4분기에는 조정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마디로 하반기 증시는 전강후약의 모습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전망의 기본전제는 2009~2010년 한국경제 및 세계경제 흐름이 W자형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기지표의 개선은 2분기 중 심리지표 중심의 개선을 거쳐, 3분기에는 주택관련지표의 개선조짐이 나타나면서 상승의 근거를 마련해 줄 것으로 보이고, 기업실적 역시 1분기 바닥확인과 턴어라운드를 거쳐 2분기 실적시즌에는 추세적 실적 개선가능성을 통해 종목별 차별화 장세의 근거를 마련해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분기 실적시즌은 환율효과와 재고조정 효과가 제거된 상태에서의 실적이라는 측면에서 추세적 반등 여부와 속도를 판가름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수급면에서는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행진의 지속 여부와 국내기관투자가들의 매수 재개 여부와 시점이 중요한 변수로 판단된다. 2009년 5월22일 현재 8조원대 규모의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는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 행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 한국 대표업종(반도체, LCD, 휴대폰, 자동차, 카메라 등) 대표기업들의 글로벌 위상 강화가 분기별 실적시즌을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2008년 신용경색국면에서 이루어진 과매도에 대한 정상화 조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6월경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결정시 지난해 결정된 FTSE 선진국지수 편입과 더불어 명실상부한 선진국증시로 공식 승격되는 효과도 예상된다. 국내 시중 유동자금 역시 금융위기 진정과 신용경색의 완화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면서 1~2분기의 부분적 펀드 환매를 통한 직접투자 방식으로의 전환에 이어 3분기경부터는 재차 간접투자방식의 펀드 투자로 자금 유입이 시작될 것으로 판단된다.


다시 말해 3분기까지는 경기부양책 효과에 의한 인위적 지표개선의 강화 및 기업실적의 턴어라운드, 외국인투자가를 중심으로 한 수급 개선과 일시적 오버슈팅 등을 감안시 1,600pt선 까지의 상승랠리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3분기말~ 4분기초 부터는 경기부양책의 후유증이 본격적으로 노출되면서 선제적 인플레 대책으로서의 긴축 강도 및 시점을 둘러싼 혼란이 표면화되면서 시장은 조정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너무 빠른 긴축전환은 장기불황을, 완화 스텐스 지속은 고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업실적의 개선 역시 3분기부터는 수요측면에서의 회복 여부와 전분기 대비 측면에서의 모멘텀 둔화 등으로 실망감을 안겨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 변수의 성격이 경제 본질과의 관련성 여부에 따라 증시 영향력이 좌우된다는 사실을 고려시 심리적 영향과 실질적 영향은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4분기로 예상되는 경기부양책의 후유증과 증시 조정 가능성을 미리부터 예단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몸이 아프면 약을 먹어 치료하듯이 경제가 안 좋으면 경기부양책을 내놓는 것이 정상이다.

1) 약을 먹고 완전히 건강을 회복할 수도 2) 약을 먹었을 때만 괜찮을 수도 3) 약을 먹어도 전혀 차도가 없을 수도 있다. 현재의 세계경제는 적어도 최악의 상황인 3번째 상황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반기에 1번 또는 2번 시나리오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고 그럴 경우 지금부터 미래의 걱정을 앞당겨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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