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안치되어 있는 양산부산대병원 지하의 안치실. 사진 흰색 원안 안치실 5번에 노 전 대통령이 안치되어 있다. ⓒ양산=윤일선 기자
노 전 대통령은 서거 이후 공개된 유서에서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고 밝혔다.
"원망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하나 아니냐. 마을 주변에 비석을 세워 달라"는 말에서는 자조감과 삶에 대한 회한마저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서 불거진 부패 의혹은 삶의 의지를 꺾어 버리는 강력한 요인이 됐을 것이라는 게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바라보는 이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인사.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30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출발 전 심경을 밝히며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있는 모습.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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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이제 저는 민주주의나 진보, 정의를 말할 자격을 잃었다"며 "더 이상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 없으며,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진 저를 여러분이 버리셔야한다"고 밝혔다.
1981년 부림사건 변호를 계기로 인권변호사로 변신한 이후 현실 정치에서의 자신의 모든 정치적 행위와 결과물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검찰 수사를 받고 나서는 길에서는 취재진에게 "최선을 다해 받았다"고 짧게 언급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 부부가 조사를 받았으며 검찰은 권양숙 여사의 재조사 이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목숨을 끊겠다는 결심을 언제 했을 것으로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자신에 대한 조사와 자녀, 아내, 측근 정치인과 기업인의 사법처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