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 귀환...'엘도라도의 꿈'

최남수 MTN 보도본부장 2009.05.1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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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세상 그리고 우리는]

남미 아마존 강변에 있다고 전해져 온 상상의 황금도시 엘도라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동부에는 이 상상의 도시 이름을 딴 엘도라도 카운티가 있습니다. 160여 년 전 금을 캐기 위해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던 '골드러시'가 있었던 지역입니다.

요즘 이 엘도라도 카운티에 '뉴 골드러시'가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불황이 몰아 닥쳐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들이 금값이 치솟자 '한 몫의 꿈'을 안고 이 지역으로 몰리고 있다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금은 한 때 미국 달러화와 교환되기도 했습니다. 2차대전 후 금본위제도 아래서 미국 달러화는 일정량의 금에 해당하는 가치를 지녔습니다. 금이 돈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1971년 8월 15일.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꾸는 중대한 일이 일어납니다. 달러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달러대신 금을 가지려는 수요가 급증하자 닉슨 미국대통령이 금 태환을 중지시켜 버렸습니다. 이후 금은 달러화와는 거리를 멀리 한 채 투자대상이나 산업용도로 활용돼 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다시 금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불황으로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물론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인플레이션이 예상되자 금 가격 상승을 노린 투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달러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자 자국의 외환보유고 중 달러를 줄이고 금으로 채우려는 나라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역시 고대부터 금을 좋아해... 금 보유량에서도 선두에 선 나라는 중국입니다. 중국은 국제 시장에서 금을 계속 사들여 보유량을 지난 2003년의 600톤에서 천 54톤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렸습니다. 세계에서 금 보유 5위국이 됐습니다.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고 중 금 비중은 1.6%에 불과해 중국은 앞으로도 계속 금을 사들이는 '큰 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 매입 대열에는 러시아, 베네수엘라, 멕시코, 필리핀 등이 합류해 있는 상탭니다.


현재 전 세계 중앙은행이 가지고 있는 금은 3만 여톤에 이릅니다. 표를 보시지요. 미국이 제일 많고 독일, IMF,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등 순입니다. 우리나라는 외환보유고가 2100억 달러가 넘지만 금 보유는 순위에 끼지 못할 정도로 적은 량에 불과합니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는 세계 금 판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입니다.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달러를 너무 많이 찍어 내 달러 가치에 대한 신뢰가 급락하면서 세계 각국이 외환보유고를 금으로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IMF가 최근 400톤의 금을 팔겠다고 나서자 중국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 드린 이런저런 이유로 금값은 말 그대로 '금값'입니다. 90년대 말에 1온스에 287달러였던 금값은 현재는 900달러 선을 웃돌고 있습니다. 그래서 10년 전 대규모 금을 팔아 버린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같은 유럽 국가들은 땅을 치고 있습니다.

세상이 수십 번 변해도... 변하지 않았던 가치!! ‘금’은 그래서 귀한 대접을 받나봅니다.

인플레 우려 속에서 많은 나라 중앙은행들이 금을 사들일 것으로 보이고 한국은행 역시 금의 귀환에 대응해 금 매입에 나설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 혹시 어디 투자할 만한 곳이 없나? 찾고 계시다면 당분간 ‘금’을 관심 있게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 이렇게 제2의 ‘황금’전성기... ‘금의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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