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

김형호 아이투신운용 채권본부장 2009.05.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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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인사이트] "자본확충이 자산매각보다 시장충격이 적어"

"유상증자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는 과도한 레버리지로부터 비롯되었다. 레버리지는 타인자본을 차입하여 주주의 이익을 높이는 재무전략이다. 높은 레버리지 전략을 구사한 헤지펀드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서브프라임 신용위험 증가와 이에 따른 유동성 위험 확대로 큰 손실을 입었다.

이들 투자은행들은 디레버리징(부채 비율 축소)을 위해 보유 자산을 매각하게 되었고, 이 때문에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악순환을 유발시켰다. 투자은행들과는 달리, 당국의 직접적인 관리 하에 있는 상업은행들은 정부 주도의 자본확충을 통하여 그런대로 위기는 잘 넘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지난 하반기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통화스왑과 유동성공급으로 자본시장이 안정되면서 AA등급의 초우량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들 기업은 지금까지 낮은 부채비율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채권이 소화됐다.

BBB등급이나 A등급의 중견기업들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나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또는 준자기자본을 조달하여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 최근의 BW발행과 증자(일반공모증자)는 매우 활발한 편으로 이들 기업의 자본성 자금조달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주 우선배정이 아닌 일반 공모증자에 할인율 30%를 적용하는 것이 추세인데, 일반 공모증자 발표에도 주가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 같았으면 기존주주가치의 희석효과 때문에 주가가 상당폭 조정을 받았을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20% 신주를 발행하고, 발행가를 시가대비 30% 할인할 경우 약 5%의 희석효과가 있다. 그러나, 긍정적인 효과도 상당하다. 자본이 추가로 확충되어 채권가치가 올라간다. 그리고 자기자본이 늘어난 만큼 기업의 안정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기업가치도 상승한다.

우리 기업들은 자산매각을 통한 방법보다는 자본확충을 통한 디레버리징을 선호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방법은 시장에 충격이 낮은 스무드오퍼레이션(Smooth Operation)이다. 다만, 추가로 확보된 자금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이제는 효율적인 자원배분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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