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가 은행을 살린다"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 2009.05.1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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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인사이트]"BW 발행으로 은행 기업 개인이 상호 윈윈"

"BW가 은행을 살린다"


오늘은 하이닉스의 유상증자 공모 청약마감일이다. 올들어 2번째로 행해지는 하이닉스의 유상증자다. 하이닉스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8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되며, 올 초 3500억원을 합치면 주식시장에서 총 1조 1600억원을 올해 조달하였다. 작년말 세계경기 침체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하이닉스는 이번 유상증자로 당분간은 유동성 문제에서 자유로울 듯 하다. 은행권이 가지고 있는 대출금은 2조원 가량으로 작년말만 해도 부실화 가능성이 높았으나, 이제는 반도체 경기도 회복되고 있어 부실화에 대한 우려는 한시름 놓은 듯 하다.

지난 4월에는 대우차판매가 600억원 가량의 BW를 발행하였다. 차입금이 많고 재무구조가 악화돼 부실화 가능성이 컸으나 BW발행의 성공으로 일단 급한 불은 끈 듯 싶다. 은행권이 가지고 있는 대출 규모는 1200억원 수준으로 부실화 가능성이 많이 축소되었다.



요즘 미국이나 한국이나 기업들의 증자 소식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미국은 주로 금융기관들이 자본확충을 위해 증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은 재무구조가 열위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차입금 상환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증자나 BW발행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는 금융시장의 경색과 투자심리의 악화로 엄두도 못 냈을 일들이 최근 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런 기회를 놓칠세라 앞다투어 기업들이 자금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가장 수혜를 보는 것은 당연히 해당 기업일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나 은행들도 상당한 이익을 보고 있다. 재무구조가 열악한 기업들은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싶지 않을 뿐더러 금리도 높은 수준(12%)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BW를 발행하게 되면 보다 싼 금리(7%)로 쉽게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반면에 개인들은 은행의 예금금리(3%)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금리(7%)를 제공받을 수 있어 좋고, 워런트가 서비스로 따라와 매매차익을 볼 수도 있다. 기업의 부도가능성은 BW로 자본확충이 일어나면서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은행의 대출금액은 부실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수익을 위해 리스크를 기꺼이 안고자 하는 투자가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죽을 기업들이 살아나고 죽을 대출금액이 살아나게 된다.

구조적으로 보면, 은행의 부담이 개인의 부담으로 이전되고 있는 것이고, 그 결과는 3자(기업,은행,개인)가 모두 윈윈 게임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은행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애널리스트나 투자가들 대부분은 부실자산의 증가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나, 본인의 생각으로는 그들의 우려보다 부실자산 규모가 훨씬 적게 나타나거나 시기적으로 훨씬 빨리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한국기업들이 유상증자와 BW발행을 통해 시장에서 빨아들인 금액은 이미 3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여기다 8천억원대의 하이닉스 유상증자, HMC투자증권의 2천억원 유상증자, 금호산업의 1000억 BW 발행 등을 감안하면, 그 발행규모는 4조원을 넘어선다. 또한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이 된 대기업들이 증자나 BW발행을 추진하면 5조원도 그리 먼 숫자로 보이진 않는다. 이로 인해 은행들은 적어도 그 금액만큼 또는 그 규모 이상으로 부실자산이 축소되고 건실화 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물론, 과도한 증자는 늘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아직은 그런 걱정 보다는 나쁜 기업이 좋아지는 것에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있고,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관계로 주식시장은 이런 부담을 잘 견뎌낼 것으로 믿는다. 사실 지금은 정부의 정책효과로 인해 은행의 부담이 주식시장의 부담으로 옮겨가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결국 정부의 통화정책은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판단이 된다. 정부의 저금리 정책과통화정책이 투자자를 움직여 나쁜 기업을 살리고 있고, 은행을 살리고 있으며, 이제 경제를 살릴 일만 남았다. 늘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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