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어법'…"백지상태에서 정면돌파"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9.05.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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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어법'…"백지상태에서 정면돌파"


"정면돌파하겠다", "사심없이…", "백지상태에서…", "아무런 전제없이…", "원칙에 따라…", "국민이 오케이(OK)할 때까지…", "저 자신부터 모든 것을 희생하겠다."

11일 한나라당 쇄신특위 위원장에 임명된 원희룡 의원이 쏟아낸 말들이다. 단어 하나하나에 비장함이 배어 나온다.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원 의원은 상기된 표정과 결연한 어조로 쇄신특위 활동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해, 국민이 오케이할 때까지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모든 것을 백지상태에서, 아무런 전제 없이 출발하겠다"고 다짐했다. 편견에 빠지지 않고 어떤 한 틀에 갇히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계파이해와 (편견에 물든) 정치 프로그램에 좌우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원 의원의 이날 어법은 역으로 당내 갈등과 불신의 골이 매우 깊다는 반증이다. 그가 사용한 단어를 거꾸로 돌리면 '(문제를) 회피', '사심에 젖어', '편견에 빠져', '무원칙하게', '민심과 동떨어진 채', '자기 이해부터 챙기는' 현상이 당 안팎에 만연해 있다는 얘기다.

원 의원은 특히 '백지상태', '원칙', '정면돌파'를 되뇌었다. 당의 여러 문제를 과감하게 진단하고 사심없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칙'은 박근혜 전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여겨지는 단어다. '백지상태'와 '정면돌파'는 민본21 등 당내 개혁파들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원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쇄신특위 활동에 대해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등 떠밀리듯' 위원장을 맡은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 이날 원 의원이 사용한 단어들은 그와 쇄신특위의 성과를 판단하는 잣대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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