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와인값 거품 빼기, 성공할까?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9.05.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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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와인 직수입 사업 진출… 이마트·신세계백화점서 첫선

신세계 와인값 거품 빼기, 성공할까?


'유통 강자' 신세계 (165,700원 ▲600 +0.36%)가 와인시장에 전격 진출, 와인가격 거품 빼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신세계는 그간 수입사를 통해 와인을 조달, 판매만 해왔지만 지난해 12월 와인사업을 담당할 계열사 '신세계L&B'를 설립하면서 와인시장 진출에 출사표를 던졌다. 법인 설립 후 약 반년간의 준비 작업을 거쳐 오는 7일부터 신세계가 자체적으로 확보한 와인 제품을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자사 유통망을 통해 첫 선을 보인다.



이마트와 백화점 등 대규모 유통망을 거느린 신세계는 국내 와인 유통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큰손'으로 신세계의 이번 와인 시장 진출로 업계에 일대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세계는 6일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세계L&B에서 확보한 260여개 와인 상품을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에 7일부터 판매,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신세계가 와인 시장에 직접 뛰어든 것은 국내 와인 가격이 각종 세금과 유통 마진으로 거품이 크다는 인식 때문.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은 신세계L&B를 설립하며 와인 시장에 진출하면서 "신세계L&B는 인건비 이외 이익은 남기지 말고 업체 마진을 모두 고객에게 돌려주라"고 주문했다.

와인은 산지 구매가에 수입운임, 관세, 주세 등 각종 세금, 국내 보관·운송료 등이 포함된 수입원가에 수입사 마진, 소·도매상 마진이 더해지면서 가격이 형성된다. 이마트, 백화점 등 유통망을 거느리고 있는 신세계가 와인을 직수입, 판매하면 수입사, 소·도매상 마진이 최소화되면서 가격에 거품이 빠진다는 게 신세계측의 설명이다.

여무상 신세계L&B 대표는 "와인을 직거래 방식으로 확보하고 중간 유통과정을 줄여 수입 원가를 낮추는 동시에 이마트, 백화점, 조선호텔 등 대규모 국내 판매망을 거느리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장점을 더해 구매단가를 낮췄다"며 "와인 가격이 지금보다 평균 20~40% 저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L&B는 올해 85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와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뒤, 2013년까지 매출을 1000억원까지 끌어올려 국내 최대 와인 트레이더로 부상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의 와인 시장 진출에 와인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통파워'를 앞세운 신세계의 진출은 와인업계 재편을 알리는 서곡이 될 수 있기 때문.

국내 와인 시장은 지난해 5000억원 규모로 매출 600억원인 금양이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지난해 두산와인을 인수한 롯데가 2위로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나머지 200~3000억원대 매출의 수입사들이 상위 10위권에 포함돼 전체 시장의 70%를 형성하는 구도다.

와인 판매 채널별로는 대형마트가 35%로 가장 크며 백화점 15%, 호텔 15%, 주류전문매장 10%, 레스토랑·와인바 20% 등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에 122개 이마트 매장과 7개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의 와인 시장 진출은 수입, 유통, 판매의 일원화가 이뤄져 시장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와인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이마트라는 대형 유통 채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파괴력에 있어서는 클 것"이라며 "특히 기존 이마트 의존도가 높은 수입사의 매출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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