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으로 가동 중단이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은 처음이었다. S전자의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경쟁사 주가는 끌어올려졌다. 해외에도 알려졌다. 변전소 배전판사고의 일종이다 보니 한국전력도 긴장했다. 만약 한전 관리하의 변전소 사고였다면 한전도 책임을 면치 못할 심각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먼지 스파크 사고가 첨단시설 마비시켜
첫째, 웨이퍼 원판에 머리카락보다 얇은 선으로 회로를 새겨 넣는 방식으로 반도체가 생산된다. 그래서 먼지 하나라도 떨어지면 선과 선이 붙어버린다. 곧 불량으로 이어진다. 먼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쉬지 않는 공장내부의 공조가동도 중요하다.
둘째, 대부분의 웨이퍼 생산 장비들은 진공상태에서 공정이 진행된다. 관계설비가 쉼없이 가동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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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반도체 산업이 '첨단', '청정' 등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상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매우 조심스런 업종이다. 황산·불산·질산 등 유독성 물질과 공기와 닿으면 바로 불이 붙어버리는 실란가스(SiH4)같은 위험한 가스들이 많이 쓰인다. 배출되는 가스와 화학물질의 처리장치는 정전 후 다시 가동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넷째, 온도나 습도가 변하면 불량이 발생한다.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생산성 극대화가 목적이기도 하지만 공장내 환경변화를 막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정전은 위의 4가지 특징을 한 번에 교란시킨다. 그래서 언론사별로 500억원에서 7000억원까지 추정 피해액 전망도 다양했다. 만약 평소 먼지청소만 세심하게 다스렸다면 정전사고는 없었을 것이다.
◇300번의 징후, 29번의 경고, 1번의 사고
'하인리히 법칙'이란 게 있다. 산업재해 연구가인 미국 하인리히가 밝힌 '1:29:300의 법칙'으로도 알려졌다. 한 번의 치명적인 사고를 겪기 전에는 300번 이상의 징후가 나타난다. 그리고 29번의 경고가 있은 후 1번의 실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300번의 징후와 29번의 경고를 간과하지 않고 대비한다면 큰 실패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번번이 나타나는 성공의 신호를 잘 포착한다면 작은 성공을 모아 큰 성공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고객의 사소한 불만과 제안이 대박 신상품을 만들어낸다.
사람을 창조적 자산으로 여기는 기업문화가 성공기업을 만든다. 일본의 마쓰다 미쓰히로 '청소력 연구의 대표' 주장이다. "청소는 단지 장소를 깨끗하게 하는 것만이 아니다. 성공의 꿈을 이루어준다. 이것을 청소의 힘, 청소력이라고 이름 붙였다."
S그룹? 오너와 여러 경영진들이 X-파일, 비자금, 탈세 등으로 오랫동안 검찰청과 법원에 들락거려야만 했다. 이런 가운데 아주 작은(?) 공장의 정전사고가 있었다.
태안반도 원유 유출사고도 발생했다. 온 국민이 고통을 감수하며 태안반도 기름때를 걷어내야 했다.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공간의 청소'와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업 구석구석에 대한 청소'가 동시에 요구되는 21세기다.(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한국CEO연구포럼 연구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