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기관, 더 이상 못참겠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4.1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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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수급개선에 기관 적극매수 예상

기관투자가가 9거래일만에 강한 매수세를 나타내며 코스피지수의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300선을 넘어서면서 하락세를 예상하고 매도에 치중했던 기관은 지수의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1300선을 유지하자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기적인 경제지표가 나쁘지 않고, 수급도 풀리는 기색이 완만해지면서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이 1400선을 앞두고 매수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여기에 최근 코스피시장이 단기적으로 급등한 측면은 있지만, 기술적으로 60주봉선을 앞두고 갈림길에 선 형태이기 때문에 기관의 매수세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60주의 이동평균선을 의미하는 60주봉선은 1415이다. 일반적으로 중장기적 추세에서 60주봉선이 갖는 의미는 증시가 상승세를 탈 경우 1년전 수준(60주X5거래일)에 육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호전된 투자심리와 글로벌 경기의 침체 탈피 신호가 조금씩 들려오는 점을 감안해 상승하는 만큼 기관도 추가 상승에 포인트를 두고 증시에 뛰어드는 것으로 파악된다. 적어도 1400선을 넘는 원동력으로 기관이 대두될 것으로 추측하는 전문가도 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5분 현재 전날에 비해 29.62포인트(2.22%) 오른 1362.71을 기록하고 있다. 1400선까지 불과 37포인트만 남겨둔 상태다.

기관은 1615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프로그램 순매수분 664억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도 951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이는 셈이다.

업종별로는 화학과 철강금속을 336억원과 614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경기민감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시황분석팀장은 "최근 증시가 기본적으로는 종목별 과잉장세 성격이 두드러지지만 미국과 중국경제의 회복기미가 감지되면서 기관은 중장기적으로 적어도 1500선 이상은 오를 것으로 판단하는 듯 하다"며 "이에 따라 프로그램에 의존한 소극적 매매에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증시가 1900선에서 하락세로 접어든 뒤 리먼브라더스 파산이라는 악재를 만나 본격적인 폭락을 시작하기 이전인 '지난해 5월 1400선 도달'을 앞두고 기관의 투자심리도 우호적으로 변하는 기미가 감지된다는 것이다.



류 팀장은 "단기적으로는 이번 장세가 '단기과열'이 맞지만 펀더멘털만 뒷받침되면 유동성과 맞물려 상승추세로 전환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과열을 이야기하기에는 섣부른 측면이 있다"며 "기관은 중장기적인 관점을 내다보고 입맛에 맞는 포트폴리오 재구축에 나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관의 속성상 외국인에 비해 한박자 늦을 수밖에 없는 운명임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증시가 프로그램 매수세가 주도하면서 상승세를 타던 시기에 거래하는 기관의 펀드매니저들이 가장 관심을 가진 부분은 '프로그램 매도세의 중단'이었다"며 "프로그램 매매 주도의 장세가 개인과 외국인 장세로 돌아서며 수급측면에서 불안감이 다소 사라지자 기관이 팔을 걷기 시작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프로그램 순매도는 4월 들어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4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기록하며 783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개인이 수급을 뒷받침하면서 1300선에 대한 지지를 이어갔다.

이같은 흐름을 본 기관이 코스닥시장에서 수익률게임을 벌이던 기관이 코스피시장에서 수급이 안정되는 측면을 감지하면서 발을 담그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날 기관은 코스피시장에서는 14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고 있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291억원을 순매도하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관계자는 "주의할 대목은 외국인의 태도가 돌변하면 기관도 덩달아 우호적인 시선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라며 "개인투자자는 단기조정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신중한 매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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