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불붙은 증시의 종착역은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4.0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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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재료적 관점에서 랠리 지속 가능성 커

코스피지수가 9일 4.3% 급등하며 1316.35로 종료되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

옵션만기에도 불구하고 장초반부터 달아오른 증시는 장막판 외국인 매수세가 대규모로 가세하면서 1320선에 육박했다.

이날 증시는 외국환평형채권의 성공적인 발행, 장중에 전해진 대부분 미국은행들의 스트레스테스트 통과 가능성 확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등이 호재로 작용하며 강한 흐름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시장의 심리가 호전되고, 악재보다는 호재가 많은 재료적 관점에서 당분간 증시의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의 공포 당시 호재보다는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투자심리가 먹구름이 대부분 걷히면서 호재에 더욱 민첩하게 반응하는 '심리의 역순환'이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실적시즌에서 굴곡은 있겠지만, 한번 불붙은 상승에 대한 욕구가 쉽게 잠재워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9,220원 ▲120 +1.32%) 리서치센터장은 "재료보다 본격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심리적인 측면이 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지수가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에 '내일 주가가 오늘보다 높다는 조바심'이 투자자들을 자극하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번 상승은 바닥에서 올라온다는 생각이 지배하면서 매수에 보다 과감해지는 형태를 띠는 것이 특징임을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그동안 증시를 주시하면서 주가 상승기에 대응을 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사자세력'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일단 매수심리가 발동된 만큼 1350선까지는 쉽게 오를 수 있을 것"이러고 분석했다.

다만 급등세가 끝없이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센터장은 "바닥에서 오르는 이같은 상승은 1번은 예상된 것"이라며 "문제는 단기급등에 따른 주가의 밸류에이션이 높아 추가적인 상승에 대한 확신을 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세계경제의 80%를 넘는 선진국 경제의 펀더멘털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라며 "4월에는 일단 상승국면을 맞은 뒤 5월에는 냉정을 찾는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학주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 리서치센터장도 각국 정부가 공언한 유동성의 위력이 안정감을 찾는 투자심리와 맞물려 당분간 코스피는 순항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증시의 주가순자산배율(PBR)이 1.1~1.2배에 달하는 1320~1540선을 마지노선으로 봤다. 단기적으로 1540선까지 오를 여력이 있다는 셈이다.

김 센터장은 "기업의 리스크가 정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증시에 대한 신뢰감이 회복되고 '당분간 별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투자심리가 그동안 확대된 유동성에 맞물리면서 오름폭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2분기까지는 긍정적인 흐름이 어어질 것이라고 김 센터장은 관측했다.



하지만 현재 국면은 '오버슈팅(과열)'국면임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김 센터장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보면 코스피지수는 1240선이 넘어가면서 오버슈팅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길게보면 위험도를 감안해 차익실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이 실망으로 바뀌면 투자심리가 급격히 약세로 돌아설 수도 있음을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펀더멘털 회복 속도가 가시화되지 않는 가운데 3분기 이후 자금이 부족해지는 기업을 각국 정부가 다 막아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며 "현재는 글로벌 경기의 정상화 기대감으로 글로벌 증시가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정부의 지급보증이 한계에 부딪치는 기미가 보인다면 희망이 실망으로 바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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