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채 발행금리, 적절했다"

더벨 이승우 기자 2009.04.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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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시장서 금리 소폭 하락 그쳐

이 기사는 04월09일(10:5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최근의 금융시장 여건을 감안, 정부의 외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하 외평채)의 발행금리가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발행 규모를 30억달러로 늘리면서 금리 추가 하락 여지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협상 초반 정부가 제시한 금리가 낮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흠이라고 지적하기 어렵다. 실제로 최근 발행된 한국물과 달리 유통시장에서 가격 오름폭이 소폭에 그치자 일부 투자자들은 볼멘소리마저 하고 있다.

9일 정부는 30억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5년물과 10년물을 각각 15억달러씩 발행했다. 발행 가산금리는 5년물이 미국 국채 대비 400bp, 10년물이 437.5bp였다. 정부가 최조 제시했던 금리다. 절대금리로 하면 5.864%, 7.260%다.



가산금리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지만 절대금리(쿠폰금리) 기준으로는 지난 98년 외환위기 이후 발행된 5년물과 10년물보다 낮다.

김익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지난 몇 달동안 외화 조달 시장은 아예 막혀 있었다"며 "이런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발행 금리가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외평채가 한국물의 벤치 마크 뿐 아니라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한 차원도 있었다"며 "발행 규모와 금리는 타협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발행 금리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절대 금리 수준은 높지만 금융 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거뒀다는 것.

금융시장 상황을 반영해 발행 금리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따질 수 있는 유통시장에서의 금리 추이가 이같은 평가를 입증하고 있다.



5년물과 10년물 가산금리가 발행 이후 유통시장에서 각각 3bp, 8bp 하락하는 데 그치고 있다. 올해 들어 발행된 한국물(산업은행·수출입은행·포스코·하나은행) 대부분이 발행 이후 유통시장에서 100bp 이상 급락(가격 급등)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큼 시장 가격에 맞춰서 발행됐다는 의미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절대금리 수준이 높은 게 아쉽지만 유통시장에서 금리가 소폭 하락한다는 것은 그만큼 프라이싱(가격 결정)을 잘 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인수 이후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아 아쉬워하는 쪽도 있다"고 전했다.



김 국장은 "이번 발행된 외평채 금리가 향후 민간 기업들이 해외 조달을 할 경우 차입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잔여 만기가 10년 정도 되는 채권이 없어 수익률 곡선(일드커브)을 형성하는 데에도 일조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의 호응도 컸다. 주문 접수 시작과 함께 6시간만에 발행 예정금액 20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총 80억달러가 쌓이면서 실제 발행 규모도 늘리고 발행 일정을 일찍 완료할 수도 있었다.

투자자의 지역별 배분을 보면 5년물은 아시아가 40%, 유럽이 32%, 미국이 28%였고 10년물은 미국이 62%, 아시아가 23%, 유럽이 15%였다.



투자자 유형별로는 5년물은 펀드가 45%, 은행이 30%, 보험 및 연금 12%, 기타가 13%였다. 10년물은 펀드가 70%, 보험 및 연금 15%, 은행 10%, 기타가 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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