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강금원 영장·정상문 체포(종합2)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09.04.0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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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홈페이지 통해 "국민에 사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측근인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각각 사법처리 됐다.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을 향해 수사의 칼끝이 향하고 있는 형국이다.

대전지검 특수부(이경훈 부장검사)는 7일 강 회장에 대해 횡령과 조세포탈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강 회장은 2004년 이후 부산 창신섬유와 충북 시그너스 골프장을 운영하면서 100억원대의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법인세를 탈루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강 회장 구속 여부는 9일 오후 대전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7일 오전 정 전 비서관을 전격 체포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2005년~2006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측으로부터 수억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정 전 비서관을 체포했다"며 "알선수재 또는 뇌물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의 살림을 도맡는 총무비서관으로 4년여간 재직했다.

정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박 회장에게서 송금받은 500만 달러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2007년 8월 서울의 한 호텔 중식당에서 박 회장과 강 회장을 만난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 재단 설립을 위한 모금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씨가 박 회장에게 500만 달러를 요구할 때 정 전 비서관을 통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7일 오후 박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과 관련, 자신의 친인척과 핵심 측근들이 연루된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의 글을 올렸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에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와 제 주변의 돈 문제로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리고 있다.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 더욱이 지금껏 저를 신뢰하고 지지를 표해주신 분들께는 더욱 면목이 없다"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혹시 정 비서관이 자신이 한 일로 진술하지 않았는지 걱정"이라며 "그 혐의는 정 비서관의 것이 아니고 저희들의 것이다.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이다.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더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의 조사에 응하여 진술할 것"이라며 "그리고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글에 대해 홍만표 기획관은 "참고하겠다"며 "글에 대한 조사 여부는 정 전 비서관을 조사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을 이날 오전 소환했다. 전날 귀가시킨 박관용 전 국회의장도 재소환 했다. 검찰은 김·박 전 의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6일 박 회장의 홍콩현지법인 APC 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홍콩 당국으로부터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홍 기획관은 "30쪽 분량의 계좌 자료에는 각종 거래내역서와 현금영수증 등이 첨부돼 있다"며 "계좌 분석이 이번 수사의 핵심 사안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계좌 자료를 근거로 박 회장에게서 500만 달러를 송금받은 연철호씨 등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연씨가 주장하는 투자 내역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 돈의 실제 주인을 찾는 데 집중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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