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물매도 포지션의 비밀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2009.04.0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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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시장을 맞추려 하지 마라<2>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외국인 선물매도 포지션의 비밀


2009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현재 주가의 단기 상승률은 앞서 기술했듯이 엽기적이다. 미국도 한국도 단기 상승률로서 쉽게 보지 못했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선뜻 매수의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않다. 스트레스 테스트라든지, 혹은 카드사 부실문제, 알트에이(Alt A)모기지업체의 부도 등으로 시장은 잔뜩 겁을 주고 있고 후행성 지표인 실업문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모습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정작 개인투자자들에게 매수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마도 외인들의 강력한 하방 포지션이 아닌가 싶다.

지난 만기일 이후 외인들의 선물 매도는 엄청난 물량이 롤오버 되어(약 28000계약) 현재 순수한 잔고가 12000여개가 순수 매도 잔고로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 주 목요일과 금요일 합성 델타 기준으로 6만개 이상의 하락 포지션이 추가 되었는데 특히 금요일에는 콜옵션을 상당량 매도했다.



외인들이 콜옵션을 매도했다면 주가는 결코 오르지 못한다고 봐야하는가?

또한 선물의 수정포지션이 여전히 1만2000개 이상의 매도를 유지하고 있다면 그것 역시 주가의 하락을 염두에 둔 투기적 포지션으로 봐야만 하는가?

그렇지 않다. 일단 주식의 매수와 콜옵션의 매도를 통해 커버드 콜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는 것이고 또한 주식 매수와 더불어 콜옵션의 매도와 풋옵션의 매수를 합성한 차익거래도 추구할 수 있다.


향후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선물을 매도하고 합성선물을 매수하는 전략도 수립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ELS와 같은 파생연계증권에 대한 발행이 상당히 많아지고 있는데 하방 베리어를 터치하지 않은 상태라면 숏감마 상태이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하면 외인들은 헤징을 위해서 선물을 매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번 4월에만 1조 1000억원 어치의 ELS가 만기가 오게 되며 그 중에서 90%는 지수형 ELS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외인들의 선물에서의 매도 포지션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무기가 발달하면 과거의 무기는 쓸모가 없어지게 된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외인들의 포지션은 절대적인 방향성의 척도가 되었던 적도 있었다.

외인들의 매도포지션이 누적되어 가면 시장은 얼마 가지 않아서 하락으로 전환이 되곤 했었다. 그런 과정이 수년간 또다시 반복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외인들의 포지션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고 이번에도 단지 외인들의 수정포지션에서 과도한 매도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만기일까지 급락이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면 아마도 2001년과 2003년에 있었던 잘못을 또다시 반복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시장은 언제나 그랬듯이 생각보다 되먹지 못한 놈이다. 1000언저리에서 시작한 상승 파동이 이미 1300 주변까지 왔다. 바닥에서의 기회를 잘 잡지 못한 사람이라면 적어도 30%의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필자가 과거에 경험했던 바로는, 주가가 하락을 할 때에 물려서 내려오면 속이 무척 쓰리다. 하지만 그 속이 쓰린 것은 주가가 오를 때에 동참하지 못해서 겪는 아픔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이미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2008년에 손해 보았던 부분에 대해 본전에 근접하고 있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지수 보다 강한 종목을 잘 추종했다면 가능한 일일 것이다.



아마도 1400포인트나 혹은 1450포인트 위로 오르게 되면 상당히 많은 개인들이 2008년의 원수를 갚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 때 소외된 투자자들은 상당한 패닉에 다시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주가가 하락을 할 때 잘 빠져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주가가 바닥에서 오를 때에 반드시 동참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최근 시장에서의 위험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3주간 3월물 라이보 금리는 16BP나 인하되어 현재 1.16%P를 기록 중이다. 이에 외인들은 4월에 들어서면서 최근 3일간에만 9110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2주간 MMF 잔고는 무려 8조원이 줄었고 그 기간 내에 고객 예탁잔고는 올들어 최고치를 경신해 나가고 있다. 시장 주변에 호시탐탐 진입 시기만 노리고 있는 대기자금들이 지금은 초조한 마음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조정을 보이면 들어가야지...”

모두 이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조정이 쉽지 않다.



바닥에서 상승기류에 동승하지 못하면 여간해서는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어렵다. 그래서 필자는 연초에 세 가지의 중대한 조건이 완성될 경우 시장에 떠돌아다니는 날 데이터(Raw Data)에 현혹되지 말고 즉각 비중을 늘리라고 권고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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