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이기 때문에 반갑지만은 않다는 시각도 있는 것 같다. 경기는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세계 경기가 나쁠 때도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함으로써 내실을 다진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올해는 작년과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과 높은 환율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연간 100억 달러를 훨씬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 환율은 하락하겠지만, 원화 강세는 경상수지 흑자에 후행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
최근 POSCO, 은행 등의 달러표시채 금리가 원화채권금리보다 상당히 높게 발행되었다. 이자만 보면 당연히 원화채 발행이 유리해 보이지만,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환율하락을 감안하면 달러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차입하는 것이 불리하다고 할 수 없다.
3월 20일 발행된 POSCO 5년 만기 달러표시채 금리는 8.95% 이었다. 차입당시 환율이 1,350원이고 5년 후 환율이 1,000원 이라고 가정하면 환율에서 연간 약5%의 이자비용이 절감된다. 일시적으로 부족한 달러 유동성 제고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향후 원화강세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공적인 딜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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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 외국 투자자들은 본격적인 달러 캐리 트레이드를 고려할 것으로 생각된다. 달러로 차입하여 우리나라의 채권, 주식, 부동산 등에 투자하면 투자자산 수익률 외에 원화강세에 따른 차익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은 자본수지 흑자를 유발하여 우리경제를 선순환으로 돌려 놓을 수 있다.
우리가 무역 등으로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는 점은 향후 환율 움직임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실력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지난 해 겪었던 외화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 더 효율적인 금융시장이 형성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