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ㆍKTF 합병, 소비자도 좋을까?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09.04.0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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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유ㆍ무선 융합 등 서비스 다양화에 박차

"QOOK이 뭐야?"

"KT와 KTF가 합친다던데, 뭐가 좋아지는 거야?"

오는 6월1일 통합 KT 출범을 앞두고 소비자들은 궁금하다. 최근에는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티저광고가 KT 브랜드로 알려지면서 '쿡'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통합 KT 하에서 어떤 상품이 나올지, 어떤 서비스가 선보일지, KTF SHOW 매장에서 어떤 새로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 새로 나올 융합상품은 어떤 것이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다른 변화가 없다면 요금이라도 내려가야 하는 거 아닌가.' 당연히 이런 생각도 든다.

통합 KT는 유선전화와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등 중복 가입자를 포함해 약 4100만명에 이르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통신기업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파장도 그만큼 크다. KT와 KTF의 합병에 따라 달라지는 서비스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KTㆍKTF 합병, 소비자도 좋을까?


◆안개속의 'QOOK'…쿡 폰, 쿡 인터넷, 쿡 TV



KT의 고유영역이던 유선전화를 주축으로 한 유선통합브랜드 쿡은 달라지는 KT의 새로운 얼굴이다. 쿡은 요리를 뜻하는 'COOK'과 버튼을 누를 때 나는 소리 '꾸욱'의 이중적 의미다.

집에서 쓰는 편안한 유선통신 서비스를 요리하듯 마음대로 주무르며 사용하고 싶다면 KT의 '쿡'이 최고라는 의미도 담았다. BI에 나타난 Q는 전원장치의 아이콘 모양을 형상화해 시각적인 효과를 더하고 있다.

유선 통합브랜드의 등장에 따라 집전화(안 Ann), 초고속인터넷(메가패스), IPTV(메가TV), 인터넷전화(스타일) 은 각각 '쿡 폰', '쿡 인터넷', '쿡 TV' 등으로 바뀐다.


브랜드명은 바뀌지만 서비스는 기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KT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기존의 상품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다만 결합상품이 늘어나고 콘텐츠의 수가 늘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티저 광고를 내는 단계이니 아직 뚜껑을 열 수 없다는 것이다.

◆원스톱 서비스로 손쉬운 요금관리



회사원 김인수 과장(38)은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3세대 이동통신 SHOW, 초고속인터넷 메가패스, IPTV 메가TV 이용자다. 그는 휴대폰 하나로 집에서는 집전화 요금, 외출할 때는 휴대전화 요금으로 쓰는 ‘신 유무선 통합요금제도’를 곧 신청할 예정이다.

김 과장은 KT와 KTF가 합병하면 여러 가지 유무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고, 요금도 저렴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신서비스별로 중복 신청할 일이 없고, 청구서도 일괄적으로 나와 가계 통신비 관리도 쉬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KT는 합병 이후 고객 중심의 편의성과 서비스를 강화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펼칠 방침이다. 원스톱 서비스는 유무선 가입 및 이용 변경, A/S 와 요금청구 수납 등을 한번에 처리하는 유용한 서비스다.



기업과 소비자간의 접점인 서비스 매장의 거리감은 훨씬 가까워진다. 일단 KT와 KTF가 통합되는 6월이면 소비자는 양사의 서비스를 KT플라자(옛 전화국)와 KTF의 SHOW 매장 구분 없이 어느 곳에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예컨대 해지나 청구금액 문제로 KT플라자를 찾아야 하는 KT 소비자들은 SHOW 매장에서도 같은 업무를 해결할 수 있다.

◆와이브로+네스팟+쇼의 결합

합병 KT에서 기대할 수 있는 유ㆍ뮤선 융합상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석채 KT 사장은 "와이브로+네스팟+쇼의 결합 서비스"부터 얘기한다.



초고속휴대인터넷과 무선랜, 3세대 이동통신의 결합은 와이브로와 이동통신을 넘나드는 듀얼 단말기를 필요로 한다. 이 단말기는 휴대전화와 노트북, PDP 등 여러 형태의 정보 매개체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합병 KT가 준비중인 '와이브로+3G(Show)+네스팟'결합서비스에 가입하는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전국에서 다양한 통신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예컨대 서울에서는 무선 휴대인터넷인 와이브로를 이용해 차량으로 이동 중에도 초고속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고, 3G를 이용해 음성통화 뿐만 아니라 영상통화로 사무실 직원들과 생생하게 대화를 나눈다.



지방 출장길에도 인터넷 접속이 안될까 걱정하는 법이 없다. 전국 1300여 개에 달하는 네스팟 존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합서비스기 때문에 요금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와이브로의 데이터 전송 속도와 3G의 저렴한 가격이 결합하면 부담 없이 '움직이는 사무실'을 휴대할 수 있다고 KT는 강조한다.

◆3S 통합 서비스 늘어날 듯



앞서 소개한 융합상품이 하나의 단말기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다음으로 예상할 수 있는 상품은 다양한 단말기로 같은 정보를 연동할 수 있는 기술이다.

3S(3 스크린)인 TV, PC, 모바일의 통합 서비스는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 3S에 똑같이 적용되는 플랫폼을 구축해 이동 중에 단말기로 처리하던 업무를 회사나 집에서도 곧 바로 이어서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즉 가정에서는 TV를 통해, 이동 중에는 휴대전화를 통해, 사무공간에서는 PC를 통해 개별적으로 공급하던 서비스가 단말기의 구분 없이 통합되는 것이다.

예컨대 가계부를 쓰는 주부는 시장에서 구매 때마다 휴대폰에 기록할 수 있다. 온라인이나 IPTV를 통해 구매할 때는 휴대폰 기록 확인과 함께 시장 가격과 자동 비교를 할 수 있다. 월말에는 별도 작업이 없이 통합 정산이 된다.



실시간 재고관리와 이동 사무실 등 기업도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다. 휴대폰 촬영만으로 재고가 수치화되고 회사 전산망에서 자동으로 정산된다.

◆통합작업 활발, 6월을 기대하라

KT는 합병 KT를 염두에 둔 교차 서비스를 2005년부터 진행해왔다. KT플라자에서는 주소변경ㆍ번호교체ㆍ요금상품전환ㆍ부가서비스ㆍ일시정지ㆍ요금수납 등 KTF의 업무가 가능했다. 또 SHOW 매장에서는 설치장소ㆍ명의변경ㆍ일시이용중단 등 집전화 변경업무와 메가패스ㆍ와이브로 등 KT 상품 관련 업무를 단계적으로 늘려왔다.



합병 이후 양사의 상호 협력은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동안 다른 법인이라는 이유로 불가피했던 칸막이들이 제거되기 때문이다.

산업 전역의 제휴사업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제휴사업이 늘어나면 가장 먼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가격할인이다. 현재 KTF가 서비스하는 쇼킹 제휴팩을 이용하면 미래에셋증권, 삼성화재, 옥션머니 등과 함께 최대 35%까지 요금 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다. 쇼 티머니를 선택한 고객은 5만원의 통신비를 지출하고 3000원의 무료 티머니를 받는다. 통합 KT에서는 이 같은 형태의 서비스가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

통신서비스간 결합상품이 본격화되면 추가할인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인터넷ㆍ집전화ㆍTVㆍ휴대폰 등 3~4가지 통신사업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면 전체 할인율의 폭도 커지 게 마련이다. 융합서비스 경쟁과 통신망의 진화를 통해 가격 인하도 기대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우 유무선 합병 이후 이동전화 요금이 9.1~2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KT 관계자는 “아직 통합 이전이라 어떤 사업을 진행할지 구체적으로 확정한 바 없다”면서도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통해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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