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회사채 고금리' 설움'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4.0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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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만기 같아도 다른 회사채 비해 발행금리 2%p 높아

분양시장 한파에 시달리는 건설사들이 최근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지만, 같은 신용등급 채권에 비해 높은 금리로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의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신용등급 'A+'인 현대산업개발은 만기 2년짜리 2600억원 규모의 회사채(129-1회차)를 금리 7.9%, 3년 만기 회사채(129-2회차) 400억원을 금리 8.1%에 발행했다.



GS건설 (19,160원 ▲80 +0.42%)(A+)도 2년 만기 1000억원 어치 회사채(121회차)를 금리 7.6%에 발행했다. 두 회사는 그간 신용 우려로 투자자에게 외면 받았던 건설사여서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두고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일부에선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이 시작되자 투자자들의 우려가 수그러들고 있다는 반증이란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발행 금리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같은 신용등급의 회사채 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여서 냉기가 가시지 않았다는 평가다.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A+'급 회사채의 만기 2·3년 금리(1일 종가 민간평가사 평균금리)는 5.94%, 6.36%로 앞서 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 회사채 발행 금리보다 최고 1.7~1.96%포인트 낮다.

다른 업종의 회사채 발행금리와 비교하더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같은 신용등급인 LG데이콤 (0원 %)은 지난달 20일 만기 3년짜리 회사채(39회차) 1000억원을 금리 5.85%에 발행했다. 만기가 같은 현대산업개발 회사채보다 무려 2.25%포인트 낮은 금리다.

지난달 20일 우리에프앤아이(A+)가 500억원 규모로 발행한 2년 만기 회사채(1회차) 금리도 6.8%로 만기가 같은 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 회사채에 비해 크게 낮았다.


지난달 말 같은 신용등급인 삼양사 (81,500원 ▲5,600 +7.38%)(87회차)와 대신증권 (16,820원 ▲60 +0.36%)(9-1회차)도 만기 3년짜리 채권을 각각 6.05%와 6.5% 금리로 찍어 건설사 회사채보다 저렴한 비용을 들여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신용등급 'A-'인 계룡건설 (14,470원 ▲270 +1.90%)산업은 지난달 31일 1년 만기 회사채 600억원을 금리 8.8%에 발행했는데, 동일한 신용등급인 엠코가 지난달 30일 발행한 만기 3년짜리 회사채 금리 8.6%보다 되레 높게 책정됐다. 신용등급이 같다면 만기가 짧을 수록 낮은 금리로 발행되는 게 정상이므로 그 만큼 건설사의 신용위험이 발행금리에 녹아 든 셈이다.



지난해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회사채 발행이 종적을 감춘 후 올 들어 신용경색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AA-'급 이상 초우량 기업에 한정된 '온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회사채 발행액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06% 급증했지만 발행금액 기준 상위 10개가 전체의 21%를 차지하는 등 우량 기업 위주로 발행시장을 주도했다.

한 증권사 채권 상품팀 관계자는 "AA급 이상 회사채는 업종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그 이하 신용등급은 회사별로 차별화 현상이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상반기에 일부 기업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예상될 만큼 옥석가리기가 진행되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사 회사채 고금리' 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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