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선행지수가 상승장을 장담 못하는 이유"

백운 한가람투자자문 상무 2009.04.0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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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기저효과와 유동성정책 따른 반등으로 한계 지녀

"2월선행지수가 상승장을 장담 못하는 이유"


작년 10월 저점 이후 완만한 우상향 박스권을 지속해 오던 종합주가지수가 2일간 조정을 마치고 재차 상승했다. 글로벌 증시가 상승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2월 산업활동의 호조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거시경제 지표들은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경제성장률과 무역거래액 전망치는 계속 하향조정되고 있고, 고용지표도 계속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2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15개월만에 상승으로 전환되었다. 2월의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6.8% 증가해 2개월 연속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으며 예상치를 2배 상회했다. 7개월만에 소비 감소세도 멈추었다. 설비투자도 하락 속도가 둔화되었다. 재차 하락할 것으로 보였던 강남의 집값도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증시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는 견해와 반대하는 의견으로 갈려져 있다. 누가 맞는걸까?

수많은 거시경제 지표 중 주가지수 설명력이 가장 높은 지표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이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크게 높아진 외환위기 이후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완벽에 가까울 만큼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맞춰왔다.



그러한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는 점, 특히 1970년대 이후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가장 낮았던 오일쇼크와 외환위기 당시에도 동 수치가 -5%를 조금 넘는 수준에서 반등했는데, 12월과 1월에 동 수치가 -5.5%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반등과 함께 주식시장은 박스권을 뚫고 올라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상승을 기원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이번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17개월만에 상승으로 전환되었지만 실제로 급락하기 시작한 시기가 작년 1월부터라는 점이다.

즉, 2월의 동 수치가 상승한 가장 큰 이유는 기저효과라는 것이다.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금년 하반기에나 본격 상승할 수 있다. 즉, 상반기에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추세 상승하기 위해서는 선행지수 자체가 상승해야 한다.


2월의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대비 0.6% 상승했는데, 환율 효과, 재고조정에 따른 산업생산 증가와 작년 3분기 이후의 빠른 통화 팽창을 고려했을 때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즉, 재고조정과 정책효과를 제외할 경우 경기선행지수의 상승은 평가절하될 수 밖에 없다.

기저효과에 의한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완만한 반등에 종합주가지수가 반응할 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더구나, 경기선행지수 자체는 고점대비 5.7% 하락에 그쳐 현재 심각한 글로벌 경제상황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참고로 OECD 평균은 10% 하락했다.



경기선행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하부 10개 지표 중에서 정부의 유동성 확장 정책에 의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표가 절반이나 되기 때문에 2월의 경기선행지수의 반등은 기저효과와 정부의 유동성 확장 정책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유동성 때문에 종합주가지수가 단기로 박스권을 상향돌파할 수는 있지만 종합주가지수가 1200~1500p의 박스권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실물경제의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더구나,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2009년 예상P/E 13.6배로 꽤나 높은 수준이다.

현재 상태로 볼 때 종합주가지수는 작년 10월 이후의 박스권을 상향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것이 외환위기 이후 보였던 "V"자 반등의 시작일까 ? 3월에 이어 4월의 주식시장은 뜨겁다. 하지만 태양에 너무 가까워지면 이카루스처럼 추락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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