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올 무역흑자 150~200억불"

런던(영국)=송기용 기자 2009.04.0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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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경제뉴스 채널 CNBC와의 인터뷰서 밝혀

- "올해 최대 200억불 흑자, 금융부문도 건전" 한국경제 위기설 일축
- "녹색산업은 한국의 신 성장 동력, 향후 5-10년 녹색기술에 집중"
- "G20회의서 보호주의 배격, 재정지출 확대, 금융감독 강화 합의돼야"

G20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각) "세계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 수출이 올 들어 3월까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아마도 올 연말에는 150억-200억 달러 가까이 무역수지 흑자가 날수 있을 것으로 예상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미국 최대 경제뉴스 채널 CNBC의 마리아 바티로모 앵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 현황을 어떻게 진단하느냐'는 질문에 "큰 폭의 무역수지 흑자가 예상되는데다 금융부문도 감독기능을 일원화되고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는 등 대비했기에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향후 5년간 한국 경제발전을 견인할 성장 동력과 관련, "정보기술(IT)로 세계를 앞서간 한국이 앞으로 5-10년은 녹색기술에 집중해 다시 한 번 원천기술로 세계 경제가 한 단계 올라서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한다"며 "녹색산업은 지구의 기후변화 대책 뿐 아니라 한국의 중요한 신 성장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제2차 G20 정상회의에서 어떤 성과를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이번 회의에서는 재정지출 확대, 부실자산 처리,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에 대한 금융유동성 지원, 신용평가사와 조세회피지역에 대한 관리 등 금융 감독 기능에 대한 분명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처리와 관련, "부실채권을 정리하지 않으면 국제 금융시장의 경색을 해소할 수 없고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실물경제의 회복도 어렵다"며 "한국은 지난 97년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모든 나라에 우리의 경험을 전달하고 나누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외환위기 때 자산관리공사(KAMCO)를 통해 부실자산을 신속하게 인수토록 하고, 그 부담은 금융기관 경영자와 종사자, 주주 할 것 없이 공유하도록 해 도덕적 해이를 방지했다"며 "이 같은 조치는 부실채권 정리를 통해 금융시장의 자금 흐름을 개선할 성공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짙어지고 있는 보호주의 경향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보호무역주의 때문에 세계경제의 회복이 상당히 늦어졌다"며 "이번만큼은 자국의 산업보호를 위해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는데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되지 않더라도 보호무역주의로 간주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지난해 11월 제1차 G20 정상회의에서 결의한 '스탠드스틸(Stand-still 새로운 무역장벽 금지)' 이행 상황을 WTO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보고서를 내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이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는 재정지출 확대 논란과 관련해서는 과감한 재정확대를 요구하는 미국 측 의견에 동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말 제 1차 G20 정상회의 당시 예측한 2009년도 상황보다 실제 경제상황이 더 좋지 않다"며 "경기회복을 위해 재정지출과 감세는 필수적이고, 나라마다 경기부양책 규모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긴밀한 공조로 재정지출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금융위기 대처방안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다른 선택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본다"고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고 그것이 미국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회복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세계 사람들이 성공하기를 더욱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 달러를 대신할 새로운 기축통화의 필요성과 관련, "최근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에 대한 여러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당분간 달러를 대신할만한 기축통화를 찾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 한다"며 "달러의 가치는 이번 경제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4억 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CNBC는 이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영국 현지에서 1일 오전 'SQUAWK BOX EUROPE'와 ‘WORLD WIDE EXCHANGE' 등 경제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그리고 미국에서는 1일 오후 ‘CLOSING BELL'를 통해 24시간 전 세계에 방송할 예정이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번 인터뷰는 제2차 G20 런던 정상회의를 앞두고 CNBC가 정상회의 참석 정상 가운데 유일하게 이 대통령에게 먼저 단독 요청해 이뤄졌다"며 "부실자산 처리방안에 대한 견해와 G20 의장국으로서의 금융위기 극복 구상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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