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에 '경기' 일으킨 금리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3.3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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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마감]산업생산지표 예상밖 호전…금리 출렁

채권시장이 그간 추경에 따른 수급 부담에 시달려오다 경기 개선이란 복병을 만나 발목이 잡힌 채 약세로 마감했다.

31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오른 3.94%, 국고채 5년물 금리는 0.01%포인트 상승한 4.69%로 마감했다. 국고채 10년물은 0.02%포인트 뛴 5.17%였고, 신용등급 AA-' 3년물 회사채 금리는 0.02%포인트 내린 6.13%에 거래를 마쳤다.

경기 회복 가능성이 채권시장을 흔들었다. 이날 시장의 관심은 2월 산업생산 결과에 쏠렸다. 오전 내내 "결과를 지켜보자"는 뚜렷한 관망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국채선물에서 매도하면서 현물 시장에 영향을 주기도 했지만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2월 광공업생산지수는 전월대비 6.8%증가한 것으로 나오자 시장이 출렁였다. 예상을 뛰어넘은 수준인데다 경기선행지수도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나왔다.

채권시장은 추경용 국채발행 증가에 따른 수급 부담으로 골머리를 앓다 회복 기미를 보이는 듯 했지만 경기 개선이 다시 악재로 떠오른 모습이다.



한 증권사 채권 관계자는 "이번 산업활동동향은 전달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봤지만 그 폭이 예상을 벗어날 정도여서 투자심리가 갑작스레 악화됐다"며 "이 정도의 지표결과라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그 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 상승쪽에 무게를 더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산업생산 지표가 개선되더라도 실물경기의 가시적 회복은 어렵과 선행지수가 반등된 건 평가 항목 중 유동성과 주가 등 금융지표가 올라갔기 때문"이라며 "물론 경기가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고 본다면 채권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채선물에서도 외국인이 산업생산 발표 후 매도물량을 늘리며 약세를 압박했다. 이날 외국인은 4417계약 순매도했고 국채선물 6월물은 전날보다 15틱 하락한 110.05에 거래를 마쳤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은 산업활동동향 발표 전 2000여계약 매도에서 발표 이후 4000계약으로 매도 물량을 키우며 시세 하락을 주도했다"며 "전체 미결제 약정이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외국인 매도가 대부분 포지션 정리물량으로 보였고 숏(매도) 베팅한 기관들의 환매수도 상당부분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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