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 환율', 교포 "재송금 해, 말아?"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9.03.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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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포 A씨는 '역송금'했던 달러의 환차익을 최근 실현했다. 그는 이달 초 원/달러 환율이 1550원으로 정점을 찍었을 때 국내 은행 계좌로 30만 달러를 송금했다. 이를 원화로 전환해 보통예금 형태로 갖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7일 환율이 1340원대로 주저앉자 입장을 바꿨다.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미련 없이 다시 달러로 바꾼 것이다. 불과 한 달이 못돼 A씨가 거둬들인 환차익은 6300만원. 수익률이 무려 15%에 달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역송금을 했던 해외 교포들이 최근 '환율 눈치 보기'에 돌입했다. 지난 2일 1570.3원으로 꼭짓점을 찍었던 환율이 지난주 1300원선 밑으로 내려갈 기세를 보인 여파다. 이날 42.5원 폭등한 1391.5원에 장을 마쳤지만 1300원대 환율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 일부 교포는 원화를 다시 달러로 바꿀 타이밍을 보고 있다.

앞서 환율이 1500원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10~11월에는 역송금 붐이 일었다. 이때 3~6개월 만기 원화정기예금을 들었던 교포들도 차익 실현을 저울질 중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급락하던 환율이 최근 주춤한 양상인 데다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이자 본국으로 '재송금'을 문의하는 고객이 늘었다"고 전했다. 비거주자가 대상인 '자유원 계좌'를 이용하는 교포도 있다.

이 계좌는 원화와 외화 전환이 수시로 가능하다. 일단 일정 금액만 달러로 전환해 환차익을 거두는 방법을 쓴다. 특히 외화정기예금 금리가 4.8%(6개월)로 미국보다 높은 탓에 국내 계좌 예치를 선호한다.

다만 아직까지 환차익 실현 움직임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적인 환율 반등 후 1200원대로 다시 꺾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탓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교포 대부분이 지금의 수익률에는 만족하지 못 한다"면서 "110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신규 역송금은 눈에 띄게 줄었다. 외환은행의 타발 송금은 이달 3일 2146건 이었으나 27일 1175건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금액 역시 같은 기간 2634만달러에서 1020만달러로 급감했다. 반면 장기간의 고환율로 미뤄왔던 해외 송금은 폭증했다. 3일 2842건에, 763만달러였던 것이 27일 4242건에 4546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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