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거래 손실, 환율 하락에 브레이크?

더벨 황은재 기자 2009.03.3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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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 파생상품거래 손실로 날려.."환율 급락없는 한 손실 불가피"

이 기사는 03월30일(13:2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경상수지가 기조적인 흑자를 보이더라도 달러/원 환율 하락은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대외 파생상품거래 손실로 지불하는 달러가 경상수지 흑자 규모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경상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지만, 외환수급상으로는 달러화의 순공급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도 경상수지 흑자규모에 비해서는 덜 내렸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이 그 배경중 하나로 지목하는 것은 대외 파생상품거래로 인한 대규모 외화유출이다. 대부분 환율이 급등한 바람에 통화옵션,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등으로 입게 된 손실. 환율이 현재 수준에서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파생상품 거래로 인한 손실행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 환율 상승 明 : 경상수지 흑자..한은 "기조적 판단은 일러"

2월중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데는 환율 상승으로 수출 가격의 가격 경쟁력이 확대되고 내수 부진으로 수입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월중 수출은 254억6000만달러, 전년동기대비 18.3% 줄어드는 데 그쳤다. 1월 감소폭은 34.2%였다. 중화학공업과 경공업제품 등의 수출 감소폭이 모두 10%대로 떨어졌다.

수입은 전월과 비슷한 30.9% 줄어든 225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투자 감소과 내수 위축으로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이 30% 이상 줄었다. 상품수지는 1월중 17억4000만달러 적자에서 31억5000만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경상수지 악화 요인 가운데 하나였던 서비스 수지는 환율 상승으로 여행수지가 흑자를 기록해 적자규모가 크게 줄어든 4억900만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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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은행, 단위 : 백만달러



김종수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안정과 내수부진에 따른 수입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가 지속되면서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이 안정돼도 내수 경기가 부진해 여행수지 적자 규모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3월 경상흑자를 50억달러 이상으로 전망하면서도 기조적인 흑자에 대한 판단에는 조심스럽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2월중 경상수지 흑자는 설 요인이 컸다"며 "환율과 유가 등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 경상수지가 기조적으로 흑자를 보일지 여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환율 상승 暗 : 파생상품거래 손실 지속..환율 하락 발목



환율 상승이 경상거래에 플러스 요인이었다면 자본거래에는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2월중 달러/원 환율은 GM의 파산가능성과 동유럽발 금융위기 우려로 1390원에서 1534원까지 상승했다.

환율 상승으로 우리나라 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은 키코 및 NDF 등의 환율 관련 파생상품에서 대거 손실을 봤다. 2월중 파생금융상품 거래 손실은 28억달러로 지난해 10월 39억달러 이후 두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국제수지상 파생거래 손실은 장부상의 손실이 아닌 실현손실인 까닭에 실제로 외국인에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시장에서 달러를 매수해야 한다. 이는 환율 상승에 기름을 부어, 다시 손실이 커지는 악순환으로 나타났다. 결제를 위해 필요한 달러는 경상거래 흑자로 충당됐다. 이 때문에 2월중 국내에 들어온 달러(경상수지+자본수지)는 3억5940만달러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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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은행, 단위 : 백만달러..작년 9월 리먼사태 이후 환율 상승과 경기 급랭으로 파생 및 경상수지 동시 적자, 이후 환율 효과 등으로 경상흑자 나타남. 그러나 파생수지손실로 경상흑자효과 상쇄.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선박 수주와 관련한 환헤지 계약은 만기가 길기 때문에 현 수준에서 큰 폭의 환율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환헤지 당시 환율보다 높을 것"이라며 "파생금융상품수지는 당분간 적자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환율이 1300원에서 1100원으로 하락해도 환헤지가 1000원에서 이뤄졌다면 결제시점에 100원 손실은 불가피하다.



김재은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이면 대외투자 증가에 따른 자본수지 적자로 전체 수지가 균형을 이루는 게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의 자본 적자는 투자가 아닌 자본 손실이라는 점에서 구조적인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키코 관련 환헤지 상품의 경우 올 상반기 내에 대부분 포지션 정리가 되고, 세계경기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경우 환율도 안정될 것으로 보여 파생상품수지 적자가 다소 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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