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등급 건설사 '등급 재평가' 시작되나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09.03.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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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은행 B등급 4분기 실적자료 제출받아 실사

채권금융기관들이 지난 1월20일 발표한 1차 신용위험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2008년도 4/4분기 실적을 제출받아 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사실상 '등급 재평가'가 진행되는 수순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A건설사는 주채권 은행인 농협에 지난해 4분기 감사보고서 재무제표 등 실적자료를 제출했다. 농협은 현재 이를 토대로 심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A건설 관계자는 "주채권 은행이 최근 워크아웃 '부실평가 논란'이 일자 다시 한번 자료를 들여다보는 것 같다"며 "지난해 4/4분기 이후에도 크게 (실적 등이)달라진 점은 없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4/4분기 실적 실사를 받고 있는 또 다른 B등급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실사는 자금 지원에 대한 근거자료를 마련하기 위한 수순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B등급 건설사들도 대부분 실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시공능력 100위권 내 건설사를 대상으로 이뤄진 1차 구조조정에서는 지난해 3분기까지의 결산자료를 근거로 등급이 나눠졌다. 그러나 B등급을 받았던 신창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자, 지난해 4/4분기 재무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평가를 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농협 관계자는 "앞서 1차 평가를 받은 업체는 원칙적으로 추가 자산 실사를 하도록 돼 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등급 조정에 대한 상부 지침은 받은 바 없다"고 말해 등급 재조정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만일 재평가가 이뤄질 경우 실물경제 침체가 본격화한 지난해 4/4분기 재무상황이 반영되기 때문에 B등급 건설사들의 등급 하락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게 업계의 예측이다.


한편 금융 당국은 이날 2차 구조조정 평가 계획을 발표하면서 1차 신용위험 평가상 A·B 등급을 받은 건설사에 대해 일괄적인 재평가를 실시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채권 은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다음 달부터 실시되는 정기 기업신용위험 상시평가에 해당 업체를 포함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최근의 경제상황 등을 감안할 때 2008년 결산결과를 반영해 신용위험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는 기업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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