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임박..경제 효과는?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2009.03.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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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억명 세계 최대 시장 개방..자동차·섬유·전자 수혜

한국과 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협정(FTA)의 타결이 임박했다. 4억9000만명의 소비자, GDP 14조9000억달러, 연간 수입 규모 4조6000억달러의 최대 시장이 한국 기업에 개방돼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나타낼 전망이다.

코트라(KOTRA)는 25일 EU 20개국의 현지 주요기업과 수입업체를 대상으로 수혜 품목 등 한-EU 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조사한 결과, 자동차·섬유 및 의류·전자제품 군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유럽 현지 자동차 수입딜러들은 한국차의 수입관세 10%가 철폐되면 대당 1000유로 이상의 가격 인하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입관세 환급까지 인정될 경우 대당 300유로의 추가 비용절감효과도 발생한다.

네덜란드 그리니브(Greenib) 수입담당 미카엘 블린판테(Michael Blinfante)씨는 "한국차가 브랜드 인지도와 디자인을 끌어올릴 경우 유럽시장에서 거센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가 중국산과 터키산에 밀렸던 위성방송수신기(셋톱박스)도 원화약세와 관세 철폐로 가격경쟁력이 회복돼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유럽 대기업들의 아웃소싱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글로벌 기업들은 경기 침체로 비용 절감을 위한 아웃소싱에 관심을 쏟고 있다.

경쟁력이 높은 한국산 부품이 관세철폐의 혜택까지 누리면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유럽 주요 완성차 메이커들은 현재 60%에 달하는 부품의 외부조달 비율을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프랑스 르노의 오딜 데포르주 구매담당이사는 "한국산 부품의 가격 경쟁력을 세계최고수준이다"며 "관세철폐로 물류비용 5~10%를 상쇄하게 될 경우 더욱 매력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키아 지멘스 등 유럽 주요 전자제품 메이커들도 한국산 부품 아웃소싱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코트라는 유럽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현지 생산과 직수출의 장단점을 비교해 경영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타이어나 LCD-TV 등은 높은 수입관세를 피하기 위해 유럽 현지에서 생산을 하고 있다. 해당 품목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 한국에서 직수출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무관세인 디스플레이 패널을 수입해 폴란드에서 완제품 TV를 생산하고 있는 LG전자는 현지생산비용과 직수출비용을 비교해 직수출 비중을 조정할 방침이다. 헝가리에서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타이어도 직수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체코 생산법인은 현지동반 진출해 있는 한국협력업체로부터 부품납품단가가 하락해, 연간 약 60억원의 비용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EU는 역내교역비중이 높고 회원국 간 산업 분업화와 수직계열화가 이뤄진 시장이어서 저렴한 가격만으로 뚫고 들어가기 쉽지 않다"며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브랜드 전략을 구사해 기회를 100%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과 EU는 지난 24일 농산물분야 협상을 벌여 주요 쟁점에 대해 잠정 합의했으며 다음달 2일 통상장관회담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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