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 쏠림 여전 ‘자율결의’ 무색

임상연 기자, 박성희 기자 2009.03.2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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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결의후 오히려 1조 이상 증가…일부 운용사는 판촉 강화

자산운용업계가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126조원의 MMF 설정액을 줄이기로 자율 결의했지만 오히려 MMF 규모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신규 MMF를 출시하고, 판매사를 확대하고 있는 등 업계 자율 결의를 무색케 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재 MMF 설정액은 126조520억원으로 자산운용업계가 ‘법인용 MMF 감축’을 자율 결의를 한 지난 13일(125조232억원)보다 1조288억원 증가했다.

MMF 설정액은 업계 자율 결의이후 계속 증가했다. 자율 결의 다음 날인 지난 14일에는 126조6242억원을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후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126조원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았다.



MMF를 운용하고 있는 전체 34개 자산운용사중 업계 자율 결의 이후 MMF 설정액이 감소한 곳은 13곳에 불과했다. 16개 운용사는 오히려 MMF 설정액이 증가했고, 5개사는 변동이 없었다.

운용사별로는 동양투신운용이 자율 결의이후 MMF 설정액이 4390억원 증가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KB자산운용이 2979억원, 하이자산운용이 1326억원 증가해 그 다음을 이었다. 이밖에 NH-CA, 기은SG, ING자산운용 등도 MMF 설정액이 500~900억원 가량 증가했다.
MMF 쏠림 여전 ‘자율결의’ 무색


업계 자율 결의에도 불구하고 MMF 설정액이 감소하지 않는 것은 운용사마다 이해관계가 다른데다, 서로 눈치보기에만 급급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업계관계자는 “MMF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나 신설사들은 상대적으로 MMF 규모가 큰 은행계나 재벌계 운용사가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재벌계나 은행계 운용사들은 계열사 자금 운용을 포기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일부 운용사들은 MMF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최근 신규 법인용 MMF를 출시했고 우리CS, 기은SG 플러스자산운용 등은 MMF 판매사를 더욱 확대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말 그대로 자율 결의 일뿐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실제 감축 효과는 크지 않다”며 “정부당국이 내놓은 대안도 실효성이 없어 시장이 안정돼 위험자산 투자가 늘지 않는 한 MMF 규모도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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