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는 '박연차 리스트'…정치권 초긴장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9.03.2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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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박연차 리스트'의 베일이 벗겨지면서 정치권이 일대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이 21일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전격 체포하고 이광재 민주당 의원을 소환, 조사하면서 '박연차 리스트'를 둘러싼 검찰의 칼끝이 어디까지 미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 기획비서관과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신·구 정권의 실세 라는 점에서 정치권에 한판 후폭풍이 불어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는 이날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전격 체포하고 이광재 민주당 의원을 소환, 조사 중이다.

추 전 비서관은 박 회장으로부터 수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대운하추진본부 부본부장을 지냈던 추 전 비서관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을 거쳐 청와대 초대 홍보기획비서관에 임명됐다.



특히 추 전 비서관은 대선 시절부터 이 대통령의 핵심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정책홍보를 주도하면서 이른바 '대운하 전도사'로 불렸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이른바 `미국산 쇠고기 파동' 당시 한 기독교 행사에서 촛불집회 일부 참가자를 겨냥해 `사탄의 무리'라고 비난하는 등 배후 세력설을 주장, 파문이 일자 사표를 제출했다.

추 전 비서관은 그간 박연차 리스트에 거론되지 않은 '뉴페이스'라는 점에서 이날 검찰의 체포, 조사는 더욱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검찰은 이날 소환에 응해 출석한 민주당 이광재 의원도 조사하고 있다. 이광재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좌희정-우광재’라고 불릴 정도로 ‘노심’의 상징으로 통하는 인물.

이 의원은 태광실업 임직원 명의 등으로 후원금을 받기도 해 일명 ‘박연차 리스트’가 나올 때마다 거론돼왔다.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노 전 대통령과 박 회장의 연결고리가 다시 주목받을 전망이다.



특히 전날에는 지난해 말 구속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경남 김해갑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도 나왔다.

이에따라 정치권 안팎에서 본격적인 정치권 인사들의 줄소환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고 추 전 비서관처럼 의외의 인물이 사법처리를 받을 것이라는 풍문도 나돌고 있다.

추 전 비서관이 박연차 리스트에 포함되면서 검찰 수사가 참여 정부의 친노 진영을 겨냥할 것이라는 예상이 깨지면서 여야를 아우르는 '박연차 로비'의 실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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