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건설사 대규모 社債발행 신용'해빙'?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3.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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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돈 풀자 'BBB'급 발행 증가세

그간 회사채시장에서 왕따를 당했던 신용등급 'BBB'급 기업이 모처럼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발행회사가 비상장 건설사여서 회사채시장의 '해빙' 신호라는 기대가 나왔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오는 27일 만기 1년6개월짜리 1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금리 8.9%에 발행한다. 신용등급은 'BBB+'로 지난달 17일 동부건설(BBB0)이 1년만기 회사채(202회차) 100억원을 9%에 발행한 이후 올 들어 두번째 건설사 회사채다. 규모로 따지면 가장 크다.



BBB급 회사채는 지난해 10월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후 전세계에 신용위기가 불거지며 발행이 사실상 중단됐다.

BBB+급 이하 회사채는 지난해 8월 2545억원이 발행된 후 9월엔 1078억원으로 급감했다. 10월엔 1000억원, 11월 977억원, 12월 201억원 발행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꾸준히 내려 국고채 금리가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신용위험이 높은 회사채 수요가 늘면서 BBB급 회사채 발행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1월 BBB+ 이하 회사채 2350억원어치가 시장에서 소화됐고 2월엔 1470억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해말보다 활발한 발행이 이뤄졌다. 이달들어(19일 기준) 675억원 어치 비우량 회사채가 발행됐다.

지난 1월 만기 1년짜리 동양메이저 (799원 ▼3 -0.37%)(BB+) 회사채(239-1회차,2회차)는 금리 11.7%에 2000억원이 발행됐고, 같은달 3년만기 동부메탈(BBB+) 회사채(2회차)는 9.68%에 200억원이 발행됐다. BBB급인 동부제철 (6,620원 ▲290 +4.58%) 회사채(143회차)도 10.5%에 150억원이 시장을 통해 팔렸다. 이달 들어 동부메탈이 1년6개월 만기 회사채(3회차)를 9.40% 금리에 200억원을 발행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 인하로 국고채 금리가 크게 낮아지자 고금리 메리트를 가진 신용채권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2월 이후 'AAA'급에서 시작된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간 금리차) 축소가 'A'급으로 확산되면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아직 BBB급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여전해 신용위험이 본격적으로 가셨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최근 신용등급 'BB+'인 부산상호저축은행과 부산2상호저축은행이 금리 8.3%에 각각 650억원과 350억원어치 회사채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수요가 많지 않아 결국 294억원, 180억원만 발행하는데 만족했다.

당시 발행주관을 맡았던 증권사도 채권을 총액인수하지 않고 '모집주선'만 한 것도 이런 우려를 감안했기 때문이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이 시중에 돈을 풀면서 회사채 투자의 수요를 높였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의 부도 위험 증가란 우려를 말끔히 씻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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