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물량나누기 약속"-사측 "환영"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3.1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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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위기 이후 최초 공장간 물량이전, 내주부터 본격화할 듯

현대자동차 (237,000원 ▲5,000 +2.16%) 노조가 '노-노' 갈등을 극복하고 공장간 생산물량 나누기를 적극 약속해 위기돌파를 위한 탄력적 생산운영에 발판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윤해모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은 19일 담화문을 통해 "조합원 고용안정을 위해 단기적으로 (공장간) 물량나누기, 장기적으로 경기변동에 대처하기 위한 다차종 생산체제(한 라인에서 여러 모델을 생산하는 혼류생산)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노조 지도부가 주문이 많아 잔업과 특근을 시행 중인 울산 3공장의 아반떼 물량을 일감이 없는 울산 2공장으로 일부 이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체 안을 사실상 약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량 이전과 혼류생산 등 생산유연성 확보 방안은 전통적으로 회사측이 요청해온 사항이었으나 불황이 심화되자 노조 차원에서 조합원 고용안정을 위해 나선 것이다.



윤 지부장은 "노조는 울산 3공장에서 생산하는 아반떼를 울산2공장에서도 공동생산하고 울산 5공장에는 투싼 후속, 아산공장에는 쏘나타 후속, 울산1공장에는 베르나 후속 차량과 새로운 신차종 투입 등을 회사에 요구하기로 했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공장별 물량을 안정적으로 운영해갈 때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도 물량대책위를 중심으로 더 이상 물량문제로 내부가 갈등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물량이전을 반대해오던 3공장 조합원들도 계속 악화되는 경기상황과 이에 따른 공장간 물량 불균형 문제에 공감해 합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3공장 조합원들의 고용안정과 임금에 최대한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내주 월요일쯤 노조 내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이제야 물량 불균형 사태에 숨통이 트고 생산 유연성을 더 높이게 됐다"며 "회사도 적극 노력해 위기상황에도 임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안정된 물량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6년 11월 아산공장의 쏘나타 10만대 물량을 울산 1공장으로 옮겨 오려다가 아산측 대의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번 아반떼 물량 이전이 시작되면 지난 4분기부터 시작된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불황 이후 처음으로 공장간 물량이동을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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