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주식과 채권형펀드에 투자해 거둔 1년 성적표다. 투자시점과 무관한 기간 수익률이지만 비교가 무의마할 정도로 채권의 완승이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채권은 그야말로 `찬밥'이었다. 연 5%마저 밑도는 금리여서 재테크 수단으로 명함도 못 내밀 형편이었다. 이런 상황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유효한 듯 보였다.
이 때문에 한때 연 8%까지 올라선 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3%대로 뚝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다. 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주식시장도 빠르게 반등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채권만한 재테크 수단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연7∼8%짜리 팝니다"=금리인하 물결은 국채를 넘어 회사채로 번지고 있다. 만기 3년짜리 신용등급 AA-와 A 회사채 금리(16일 기준 민간평가사 평균금리)는 4.47%, 5.17%로 연초 이후 각각 1.69%포인트, 1.42%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A급 이하 회사채가 금리 면에서나 신용도 면에서 메리트가 있다고 지적한다. 증권회사들도 A급, 금리 연 6∼8%짜리 회사채를 지점을 통해 집중적으로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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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1조3059억원의 회사채를 판매했고, NH투자증권(7250억원)도 회사채 판매를 집중적으로 늘렸다. 이달 들어 회사채 발행액은 3조4120억원으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시점인 지난해 10월 1조6123억원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주식과 채권의 두 얼굴 BW 부각=BW 등 주식관련 사채도 눈여겨볼 만하다. BW는 채권(본드)에 미리 정해진 가격(행사가격)으로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워런트)가 붙은 주식관련 사채다.
분기별로 금리를 받다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주식 `옵션' 때문에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가 낮다. 기업 입장에선 자금조달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요즘 같은 금융불안기엔 BW 발행이 눈에 띈다.
최근 눈길을 끄는 기아차와 아시아나항공의 BW를 살펴보면 BW의 속성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아 16, 17일 공모한 기아차BW는 행사가격 6880원에 표면이율(분기별 배당금) 1%, 만기이율 5.5%를 준다. 16일 종가가 7500원이므로 BW를 받아 주식으로 전환한 후 장내에서 매도하면 차익을 챙길 수 있다. 분리형 BW이므로 워런트만 분리해 팔아도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이다.
대우증권이 발행주관사를 맡아 25일 공모에 나서는 아시아나항공BW는 만기이율 10%에 표면이율 7%를 준다. 금리로 따지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다만 신용등급이 BBB0로 기아차(AA-)보다 5단계나 아래다. 원리금 상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얘기다.
행사가를 액면가(5000원)보다 낮출 수 없다는 조항 때문에 아시아나항공BW의 행사가는 현재 주가(3445원)보다 45% 높은 5000원이다.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만기까지 갖고 있다가 금리(10%)만 받아도 제법 괜찮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결국 기아차BW는 주식에 강점이 있고 아시아나항공BW는 채권 쪽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