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N 국고채, MMF 편입길 마련됐다

머니투데이 황은재 기자 2009.03.1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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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F 국채 편입 만기5년까지 가능..국채발행 증가 대비책

이 기사는 03월16일(15:3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변동금리부(FRN) 국고채가 머니마켓펀드(MMF)에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MMF에 편입 가능한 국채의 만기를 5년내로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3~5년 만기로 발행될 FRN 국고채 투자가 가능해졌다.



FRN 국고채는 듀레이션(가중평균잔존만기)이 3~6개월이지만 전체 채권만기가 1년 이상이라 발행된다고 해도 MMF의 편입이 불가능했다.

또 MMF의 증권투자 비중을 40%로 높여 MMF 자금이 은행 예금 등의 형태로 순환되는 고리를 끊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방안을 골자로 규정 개정에 들어갔다.



◇금융위, 듀레이션 규정은 그대로..편입 국채 만기 '5년 확대'

16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MMF 자산운용 규제 합리화' 방안은 MMF에 편입된 자산의 만기는 90일로 그대로 두면서 국채에 한해서만 펀드 재산의 5% 이내에서 잔존만기 1~5년 이내인 국채증권을 편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금융위는 "MMF 자산운용의 자율성 확대와 함께 중장기 국채 증권의 발행과 유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MMF의 증권 최소 투자비율을 40% 이상으로 정한 것에 맞춰 유동성이 높은 국채 편입을 쉽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듀레이션을 90일 이내로 제한하면서 편입자산의 만기를 늘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자산운용사들은 법인 MMF에 대해서 듀레이션을 70일 이하로 줄이기로 자율 결의까지 마친 상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채 투자가 얼마나 늘어날지 실질적인 추정이 불가능하다"며 "듀레이션이 짧은 MMF는 듀레이션을 늘릴 것"이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FRN 국고채를 놓고 보면 이번 금융위의 'MMF 규제 합리화 방안'의 의도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FRN 국고채는 이자를 주는 시기에 따라 듀레이션이 결정된다. 3개월마다 이자를 줄 경우 듀레이션은 3개월이 된다. 만기가 3년이라고 해도 듀레이션이 3개월이기 때문에 MMF의 듀레이션 관리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금융위는 "향후 국채발행 증가시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 민간투자 위축효과)를 일부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 자료를 통해 언급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서 MMF의 만기 제한 규정을 풀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이번 규제 합리화의 결정적 배경은 아니지만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최규연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은 지난 13일 국채전문딜러(PD)와의 간담회에서 "채권시장이 추경용 국고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지만, 물량을 소화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고 말했다. 이어 "한은이 시장관리 차원에서 채권을 매수한다면 모르지만, 한은에 채권을 매수해달라고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회사채나 기업어음(CP)에 대해서는 편입자산의 만기 규정을 종전대로 유지했다.

◇ 은행↔MMF만 자금 순환..금융위 "차단 효과 예상"



금융위는 MMF의 자산운용이 은행 예금 등 특정자산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다양한 자산으로 분산투자 될 수 있도록 증권(채권·CP)에의 최소 투자비율 한도를 40%로 설정하기로 했다.

10일 현재 MMF의 자산별 보유 내역을 보면 예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가 56조5000억원(44.7%)으로 가장 많고, CP와 회사채가 27조9000억원(10.8%), 통안증권이 13조7000억원(10.8%), 국고채는 1조5000억원(1.2%) 순이다.

증권 투자 비중이 40% 미만인 자산운용사의 MMF는 증권 투자를 3개월 내로 40% 선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금융위는 전체 MMF의 증권투자 비율이 40~60조원 수준으로 운용될 경우 MMF의 추가 증권 매수 여력은 최소 1조4000억원, 최대 9조2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MF의 유가증권 비율 하향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MMF에 들어온 돈이 은행 예금으로 들어가고, 다시 MMF에 유입되는 순환 현상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1~2월 중 MMF 증가 요인 가운데 하나로 은행과 MMF간의 자금 순환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금융위는 2분기중에 증권에 대한 최소투자비율을 설정한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하고 자본시장법 시행령도 고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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