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뇌관' MMF, 다이어트 나선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박성희 기자 2009.03.13 15:13
글자크기

(종합)5월까지 수탁액 15% 줄이기로… 자금쏠림 부작용 우려 '고육책'

자산운용업계가 법인용 머니마켓펀드(MMF)의 자금을 현재보다 15% 줄여 나가기로 자율 결의했다. 초단기 금융상품인 MMF는 금융시장 불안으로 갈 곳 잃은 뭉칫돈이 급속히 몰려 수탁액이 사상 최고치인 127조원까지 불어났다.

자산운용사들은 자금이 밀물처럼 몰려든 반면 투자 대상인 단기물 채권의 '씨'가 말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자 투자금을 받지 않겠다는 '고육책'을 내놓은 셈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는 국내 15개 자산운용사 사장들이 긴급 회의를 갖고 법인 MMF 수탁액을 3개월안에 현재보다 15% 줄인 50조원 수준까지 낮출 것을 자율 결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법인 MMF 수탁액은 57조9000억원. 운용사의 계획대로라면 이달내 법인 MMF 수탁액은 55조원, 4월말 52조원, 5월말 50조원 아래로 줄어든다.



금융투자협회는 MMF 수탁액이 급속히 불어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이번 자율 결의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기존에 가입한 MMF 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도 고려됐다. 최봉환 금융투자협회 전무는 "초단기로 들락날락하는 법인 MMF의 경우 한꺼번에 자금이 몰리면서 자금 운용 수단이 마땅치 않자 은행 단기 예금에 맡기는 사례까지 생겨 수익률이 떨어지는 등 기존 투자자에게 피해를 줬다"며 "은행은 다시 이 돈을 MMF에 맡겨 자금이 돌고 도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최 전무는 "이미 자산운용사들이 위험 관리를 위해 잔존만기(듀레이션)를 짧게 운용해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여왔다"며 "이번 결의를 통해 MMF에서 빠져 나간 자금이 다시 들어올 경우 60%정도만 제한해 받는 식으로 운용사별로 자율적인 규제를 통해 자금 유입을 통제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MMF는 법인만큼 급증하지 않았고 현재 듀레이션도 안정된 수준이어서 이번 논의에선 제외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자율결의에 참여한 자산운용사는 삼성, KB, 산은, 한국, 하나UBS, 기은SG, 우리CS, 신한BNP, NH-CA, 하이, 동양, 푸르덴셜, ING, 미래에셋, 동부자산운용(법인MMF 수탁액 순)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