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 LCD 10년 동거 끝냈다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강경래 기자 2009.03.1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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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5대5로 LG필립스LCD 설립..필립스 LCD 사업 철수로 결별

유럽 최대 소비자 가전업체인 로열 필립스 일렉트로닉스가 보유중이던 LG디스플레이 (11,500원 ▲410 +3.70%)의 나머지 지분을 모두 매각해 LG와 필립스, 두 기업간의 10년 동거가 끝이 났다.

필립스는 보유중인 LG디스플레이 지분 4720만주(13.2%)를 블록세일(일괄매각) 형태로 6억3000만유로(1조18000억원)에 모두 매각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필립스는 성명을 통해 이번 지분 매각으로 1회성 순익으로7000만 유로를 대차 대조표상에 기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UBS와 모간스탠리가 필립스가 보유중인 LG디스플레이의 지분 절반에 대해 전날 종가인 2만7700원에서 6.1~7.9% 할인된 가격인 2만5500원~2만6000원을 각각 제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 2위 액정표시장치(LCD) 업체다.



필립스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부문에서 빠져나오려는 계획을 대부분 끝마쳤다.

LG와 필립스, 두 회사의 동거는 지난 1999년 시작됐다. 그해 9월 LG전자와 필립스가 합작 투자를 통해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를 세웠고 합작사는 LG전자와 필립스라는 막강한 거래선을 바탕으로 세계 1, 2위 LCD 메이커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필립스가 2005년 자체 사업 구조조정 일환으로 LCD 패널 사업을 접기로 하면서 출범 초 50%였던 지분을 팔기 시작해 이날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지난해 주총 때는 사명을 LG디스플레이로 변경해 필립스와의 결별을 공식화했다.


지난 2006년 1월에는 LG전자 (110,100원 ▲600 +0.55%)와 필립스의 또다른 합작사였던 브라운관(CRT) 생산업체 LG필립스디스플레이(LPD)가 네덜란드 법원을 통해 파산절차에 들어가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결별 작업 초기 거래선 위축에 대한 우려를 딛고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해 세계 선두권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필립스 지분이 모두 매각되면서 '오버행' 이슈도 부담도 들게 됐다는 평가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최대주주는 LG전자로 37.9%를 보유하고 있다.

필립스는 반도체, LCD 사업 등에서 빠져 나오는 대신 조명, 의료, 가정용전기제품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차세대 광원인 LED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필립스는 반도체 분야를 매각하는 대신 2005년부터 루미레즈(Lumileds) 컬러키네틱스(Color Kinetics) PLI(Partners in Lighting International) 젠라이트(Genlyte) 등 LED 관련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했다. 필립스는 LED 관련 회사들 인수로 LED조명사업과 관련해 LED 원판과 칩, 패키지, 조명까지 수직계열화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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