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시총10위에 금융주가 없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3.0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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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11위로 밀리며 전멸..금융불안 재발하면서 투자 기피

6일 오전 11시30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위는 삼성전자, 포스코, 한국전력, SK텔레콤, 현대차, LG전자, KT, KT&G, LG디스플레이다.

금융주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5일 종가까지만 해도 KB금융 (83,600원 ▲1,100 +1.33%)이 10위에 턱걸이 하고 있었지만 이날 LG디스플레이가 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상승한 반면 KB금융은 3%대의 하락을 보이며 순위가 역전됐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KB금융과 신한지주 (55,500원 ▼1,400 -2.46%)가 6위와 7위에 올라 있었지만 신한지주가 먼저 탈락한 뒤 KB금융까지 밀려난 것이다.



아직 마감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6일은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서 금융주가 전멸하는 역사적인 날이 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주들은 외국인의 집중적인 매각 대상이 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 행진을 시작한 지난달 10일부터 순매도 행진을 마감한 지난 4일까지 외국인들은 총 2조7332억원 어치를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중 30%에 달하는 8244억원이 금융주에 집중됐다. ETF를 제외하면 이 기간 외국인들의 순매도 상위 1위는 신한지주, 3위는 KB금융, 10위는 기업은행, 11위는 하나금융지주다. 게다가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선 지난 5일에도 추가로 금융주를 300억원 순매도했고 6일에도 이 시각 현재 97억원을 순매도 하고 있다.



금융주들은 지난해 10월의 금융위기 이후부터 우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아 왔다. 당장 금융위기로 인한 타격도 문제였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부실 증가라는 후폭풍이 더 무서운 대상이었다.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전세계적인 경기부양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반등하기도 했지만 금융위기 재발 조짐이 보이면서 다시 기피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융주 뿐만 아니라 금융과 가까운 건설, 조선업까지 피하라고 권고할 정도다.

게다가 건설, 조선업에 이어 해운업으로까지 구조조정이 확산되고 있는 부분도 금융업에는 부담이다. 물론 해운업에 대한 금융권의 여신 규모가 크지 않아 이들 기업들의 퇴출 등 구조조정으로 인한 추가적인 충당금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운업계에 대한 금융권의 전체 여신 규모는 약 16조원으로 은행들의 추가 충당금은 크지 않아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문제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건설, 조선, 해운업에 이어 업종별 구조조정이 계속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는 은행들이 리스크를 통제하기 힘든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잘못된 대출 등으로 부실여신이 발생하는 것은 은행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업종별 구조조정이 계속 확산된다는 것은 리스크관리가 은행들의 통제영역을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손충당금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저금리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수익성은 당분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확충펀드는 어떤 형태로든 금융주 주주가치를 희석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확충 펀드의 조성은 경제적으로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에 기여하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잠재 위험자산이 늘어나는 부담이 생긴다"며 "어떤 형태로든 주주의 이익은 희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주 주가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여서 추가적인 하락이 제한될 가능성과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반등의 강도가 클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은 여전하다. 서영수 연구원은 "시장위험 증가 부분이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추가적인 주가 하락폭이 제한되고 국유화 등을 통해 미국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화될 경우 국내 은행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볼 때 저점 매수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KB금융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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