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1주=1.02弗', KB금융보다 시총 적어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9.03.0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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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G는 35센트 불과… S&P500지수서 금융주 대거 제외 전망

한때 시총 세계최대를 자랑했던 씨티그룹의 주가가 장중 1달러를 하회하는 등 미국 금융주들이 싸구려 잡주 취급을 받는 수모를 겪고 있다.

대형주 500종목으로 구성된 S&P500지수 소속 금융주 중에서 주가 낙폭이 큰 일부 금융 기업들은 더 이상 지수에 남아 있기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 조만간 금융주가 사라진 주요 주가 지수가 등장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도 팽배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최근 금융주의 끝없는 추락을 '믿을 수 없는 금융주의 위축'(Incredible shrinking financial stocks)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마켓워치는 금융위기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 금융주의 주가 하락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는 주가가 추가로 더욱 급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씨티그룹 '페니스톡' 전락, 시총 KB금융 보다 뒤처져



이날 씨티그룹의 주가는 장중 한때 97센트를 기록하며 '페니 스톡'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날 씨티그룹의 종가는 전날보다 9.7% 하락한 1.02달러를 기록, 간신히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을 모면했다.

씨티그룹의 현재 시가총액은 57억달러이다. 씨티그룹의 주가가 사상 최고인 55.70달러를 기록했던 2006년 말 시총이 2772억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그사이 2715억달러가 공중분해됐다.

씨티그룹의 시총은 전세계 은행 순위로는 184위에 해당한다. 말레이시아의 버미푸트라 코머스 홀딩스, 씨티가 20% 지분을 보유한 터키 아크뱅크, 한국의 KB금융 보다 뒤처지는 것이다.


다이앤 가닉 인베스코 투자전략가는 "단돈 1달러로 씨티그룹의 주식을 살 수 있게 됐다"면서 "최근 들어 한 우산안에 모든 금융을 다루는 종합 금융 모델이 실패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금융 산업은 더욱 기업가 정신이 요구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분야에 주력하는 금융회사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다.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의 주가는 5일 현재 달랑 35센트이다. 전날보다 18.6% 또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주가도 전일대비 11.7% 떨어진 3.20달러로 마감했다.



무디스는 금융기관중 그나마 건실해보이는 JP모간체이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여파로 JP모간의 실적이 향후 2년반동안 악화될 것이라고 등급전망 하향 조정 배경을 전했다. 무디스는 웰스파고의 장기채권 등급 하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S&P500지수서 금융주 대거 탈락 예고

S&P500지수에서 금융주의 대거 탈락도 예고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주가 추락에 시달리고 있는 일부 금융주들이 S&P500지수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금융주들의 주가는 더욱 급락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멜리사 로버츠 키페,브루이엣&우즈 애널리스트는 "S&P500지수에서 4개의 금융주들이 바닥 10개회사 목록에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S&P500 지수에서 빠질 위험이 있는 종목으로 다이버시파이드 리얼티 코프(주가 1.55달러), e트레이드파이낸셜코프(65센트), 헌팅턴 뱅크쉐어(1.06달러), MBIA(2.29달러) 등을 지목했다. MBIA와 E트레이드의 주가는 올들어 35% 하락했고, 다이버시파이드 리얼티는 60%, 헌팅턴은 85%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S&P의 지수 위원회가 활발하게 지수 종목을 관리하지는 않지만 최소한의 유지 조건은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으며, 소속 종목 가운데 최소 시가총액 종목들을 탈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S&P도 "지수 위원회는 S&P500 지수가 미국 뉴욕 증시의 선도 지수 역할을 가능하도록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혀 부진한 금융주가 제외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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