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약 '푸제온' 국내 한시적 공급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9.03.0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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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 허가 5년 만에 일단 '동정적 무상 공급'

보험약가를 정하지 못해 5년 가까이 국내 출시가 미뤄졌던 에이즈 치료제 '푸제온'이 국내에 무상 공급되기 시작했다.

이는 국내 시판이 이뤄지기 전 동정적 프로그램을 통한 한시적 공급으로 정식 시판은 아니다. 동정적 프로그램이란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환자에 치료 기회를 주기 위해 판매되고 있지 않은 치료제를 먼저 사용할 수 있도록 무상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5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한국로슈는 지난달 25일 공문을 보내 한국희귀의약품센터의 '동정적 프로그램'으로 '푸제온'을 국내 환자들에게 무상공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로슈는 공문에서 "한국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당분간 '푸제온'을 무상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며 "의료기관은 '푸제온'을 써야 하는 환자에 대해 프로그램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푸제온'은 기존 항레트로 바이러스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에이즈 환자를 위한 약이다. 지난 2004년 5월 국내 시판 허가를 받아 기존 에이즈 약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 쓰는 '필수약제'로 지정됐다.



'필수약제'로 지정되면 건강보험에 등재돼 이 약을 사용한 환자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후 보험약가를 정하는 과정에서 회사와 정부가 이견을 보이며 아직까지 보험약가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당시 회사측이 제시한 '푸제온' 1병 가격은 4만3235원으로 정부(건보공단)의 2만4996원과는 2만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후 수차례에 걸친 협상과정에서 로슈는 3만원 이하로는 판매할 수 없다며 시판이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국내 시판허가를 받고도 5년간 환자에 공급이 되지 못한 '푸제온'은 건보공단과 제약사간 협상으로 약가를 결정하는 현 시스템의 문제점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관심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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