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주택 악재'에 하루만에 뒷걸음

뉴욕=김준형 특파원·엄성원 기자 2009.02.26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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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지수 1% 하락...'스트레스 테스트'에 금융주 '출렁'

미 증시가 급반등 하루만에 다시 하락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80.05포인트(1.09%) 떨어진 7270.89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8.24포인트(1.07%) 내린 764.90, 나스닥 지수 역시 16.40포인트(1.14%) 물러선 1425.43으로 장을 마쳤다.

경기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택 지표가 예상 밖으로 곤두박질친데다 보험업체의 실적 부진, 동유럽 디폴트 우려 가중 등 악재가 겹쳤다.



전날 급등에 따른 경계감까지 가세, 장초반부터 미 증시는 약세권에 머물렀다.
장 중반 다우지수 하락폭이 200포인트에 달했다.

재무부가 이날 '스트레스 테스트' 가이드라인을 통해 미 은행들에 대한 추가 자본확충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장후반 금융주를 중심으로 플러스권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스트레스 테스트 가이드라인 역시 민간 자본 유치 등 은행권 자본확충 계획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으로 상승세 유지에 실패한 채 장을 마쳤다.

◇ 스트레스 테스트 가이드라인 발표..금융주 막판 반등 시도

미 재무부는 이날 스트레스 테스트 '가이드라인'을 통해 테스트의 일정과 구체적인 진행 계획을 밝히면서 은행주가 크게 출렁거렸다.


뱅크오브 아메리카는 9%, J.P모간은 3.3% 오른 반면 씨티는 3% 하락, 스트레스 테스트의 대상이 되는 주요 금융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재무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자산규모 1000억달러 이상 19개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는 4월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판명된 은행들은 6개월 내에 민간자본을 유치하거나 재무부로부터 공적자금을 지원받아야 한다.



'자본 지원 프로그램(CAP)'으로 명명된 정부의 자금투입은 '전환우선주'형태로 이뤄지며 보통주로 전환되면 의결권을 갖게 된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은행들에 대한 국유화는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재무부의 '가이드 라인'도 조기 국유화 가능성보다는 자본확충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 에너지 강세, 보험주 약세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시추회사 나보스가 4% 가까이 오르는 등 에너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배당축소를 발표한 보험사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지난 분기 6년래 첫 손실을 기록한 링컨내셔널은 분기 배당금을 가존의 주당 21센트에서 1센트로 대폭 하향하겠다고 밝히면서 14% 떨어졌다.

주택, 자동차보험사 올스테이트 역시 분기 배당금을 기존의 주당 41센트에서 20센트로 절반 이상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5.7% 떨어졌다.



◇ 유가 급등..엔화 약세 지속

미국의 휘발유 소비가 증가하고 원유재고 증가폭이 예상보다 적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54달러(6.4%) 상승한 42.50달러로 마감했다.



미 에너지부는 지난주말 기준 미국의 원유재고가 전주대비 7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에너지 정보제공업체 플래츠 집계 전망치(200만배럴)를 밑도는 것이다.
지난 4주간 미국의 휘발유 소비는 전년동기 대비 1.7%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재고는 340만배럴 감소했다.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엔화가치가 주요 통화대비 약세를 이어갔다.

오후 4시23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0.95엔(0.98%) 상승(엔화가치 하락)한 97.6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수준이다. 엔화는 전날에도 달러대비 2%이상 급락했다.



HSBC의 글로벌 통화 전략 책임자 데이비드 블룸은 "엔화는 안전자산 통화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고 말했다. HSBC는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46센트(1.13%) 하락한 1.27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1.98% 급락했다.

◇ 기존주택 매매, 12년 최저



미국의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가 예상 밖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연합회(NAR)는 기존주택 매매가 전월의 474만채에서 지난달 449만채로 5.3%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1997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가 479만채로 전월 대비 소폭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8.6% 감소했다. 지난 1년새 평균 주택 가격은 15% 하락했다.

◇동유럽 등급하향 이어져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우크라이나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동유럽 디폴트(채무불이행) 공포가 한층 증폭됐다.



S&P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외화 표시 장기채 등급을 기존의 'B'에서 두계단 아래인 'CCC+'로 하향했다.

우크라이나가 받은 'CCC+' 등급은 투자 적격 등급에 7단계 못 미치는 이른바 정크 수준이다. 유럽국 중 최저 수준이다.

S&P는 하루 전 라트비아의 신용등급도 정크 수준으로 강등했다. S&P는 24일 라트비아의 장기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낮췄다. 아울러 단기채 신용등급도 'A-3'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피치는 지난 12일 우크라이나의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 등급인 'B'로 하향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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