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이라크 남부 유전 개발 추진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2009.02.2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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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 유전개발 따른 이라크 정부와의 갈등 해소 분석...1월 이라크 원유수입 재개 이어 남부 유전 입찰 자격 심사 참여.

SK에너지와 이라크 중앙정부간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일까.

SK에너지 (111,000원 ▼1,700 -1.51%)가 지난 1월 이라크 석유수입을 재개한 데 이어, 이라크 정부가 남부 유전지대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제입찰 사전심사에 참여했다.

SK에너지는 2007년말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정부의 바지안 유전 개발에 참여한 것이 이라크 중앙정부를 자극, 이라크 원유 수입이 중단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SK에너지는 23일 이라크 중앙정부가 남부 유전지대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2차 국제사전자격심사(PQ; Prequalification Review)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정부는 2차 PQ를 통해 최종 입찰 참여 기업을 선정하게 된다.



아직 PQ 절차가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선 SK에너지가 입찰 자격을 획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SK에너지는 1억7500만 배럴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세계 74위 석유기업(미국 석유산업정보지 PIW 기준)으로, SK에너지의 울산 공장은 단일 공장으로서는 세계 최대의 정유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라크 남부지역은 1150억 배럴로 추정되는 이 나라 석유매장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중요도에서는 쿠르드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SK에너지는 2007년말 이라크 중앙정부와 석유 이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쿠르드 자치정부 관할 내 유전개발에 참여하면서 이라크 정부의 눈 밖에 났었다.

이라크 정부가 SK에너지가 석유공사와 함께 바지안 광구 개발에 참여하자, SK에너지에 대한 석유 수출을 중단 한 것이다. SK에너지의 대(對) 이라크 석유 수입량은 하루 5만배럴 가량이었다.



바지안 광구는 매장량이 5억배럴로 석유공사가 38%, SK에너지가 1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고 지분을 보유한 석유공사는 이번 사전심사에 참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에너지가 이라크 정부로부터 수입을 재개할 수 있었던 것은 양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에너지 입장에선 바지안 광구 하나를 확보하면서 이라크 정부로부터의 금수조치를 당하고 이라크 남부 1차 PQ 대상서 제외되는 등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 때문에 SK에너지는 쿠르드 자치지역 내 유전개발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라크 정부와의 관계 회복을 추진해 왔다. SK에너지는 이에 따라 석유공사 컨소시엄이 주도하는 쿠르드 지역 내 추가 7개 광구 개발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라크 정부로서도 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 부담이 갈 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명분만 고집하기 보다는 SK에너지란 안정적인 수요처를 되찾는 게 낫다는 손익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는 지난 1월 쿠르드 지역에 사무소를 차리고, 바지안 광구를 포함해 8개 유전에 대한 개발을 본격화 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24일 외교관계 수립후 처음 방한하는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과 만나 양국간 경제 및 자원협력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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